선진국들의 단기금리도 올들어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주말 거래량을 가중 평균한 선진국 단기금리는 2.9%로 올들어 처음으로 3% 밑으로 떨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지난달 선진국의 평균 물가상승률이 93년말 이후 최고수준인 2.8%인 점을 감안하면 이미 실질금리가 제로시대에 접어든 셈이다. 우려되는 것은 금리가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으나 침체된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금리하락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음에 따라 갈수록 부작용이 부각되고 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금융과 실물부문이 동시에 위축되는 악순환 조짐이 일고 있다. 금리하락으로 주식에 대한 투자매력이 높아지고 있으나 세계증시의 침체국면이 지속됨에 따라 시중자금이 단기부동화되면서 제도금융권에서 이탈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약화와 도덕적 해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일본을 비롯한 구조조정이 시급한 국가들이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높여야 한다. 문제는 실질금리가 제로수준으로 떨어짐에 따라 채산성 개선으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세계경제 전체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돈을 쓸 곳에 제대로 못쓰게 됨에 따라 도덕적 해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책적으로 대부분 선진국들이 무력화 단계에 직면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