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증시의 주가 움직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일본 참의원 선거(29일)의 향방을 가름할 변수의 하나로 떠올랐다. 이번 선거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자민당 등 집권 여당의 낙승이 예상돼 왔으나 주가가 다시 곤두박질치자 증시 주변의 불안 심리가 고조되면서 선거 결과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주 초 1만2천3백43.37엔에서 출발한 닛케이평균주가는 마지막 영업일인 19일(20일은 공휴일인 바다의 날이라 휴장) 1만1천9백8.39엔으로 폐장돼 4일간 하락폭이 4백엔을 넘었다. 특히 18일에는 1만2천엔선이 약 4개월 만에 무너지면서 닛케이평균주가가 1만1천8백92.58엔까지 추락, 금년 최저치인 3월13일의 1만1천8백19.70엔에 바짝 다가섰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4월 말의 고이즈미 내각 출범 후 한때 1만4천5백29.41엔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맥없이 추락한 원인을 대외적 요인과 일본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서 찾고 있다. 우선 미국의 경기 침체로 인한 충격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하이테크,정보통신 등 수출주력업종 주식들이 죽을 쑤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일본 경기가 불황의 늪을 헤매고 있는 가운데 고용, 투자, 수출,소비 등 실물 부문에서 주가를 떠받칠 만한 활력소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고 이들은 지적하고 있다. 참의원 선거가 끝나고 불량채권 처리 등 구조개혁이 본격화되면 기업도산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는 필연적으로 증시의 목을 짓누를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진단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도 비관 쪽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아사히 라이프에셋 매니지먼트의 다카오 요시이치 상무는 "구조개혁을 앞세운 현재의 내각에는 인위적 주가대책이 있을 수 없다"며 "주가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노무라증권 관계자도 "증시를 떠받쳐줄 만한 재료는 미국 주가의 상승밖에 없다"고 지적한 후 "단기적이긴 해도 약세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