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이 500선 바닥을 확인해야 하는가' 최근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내리는 하락장세가 지속되면서 여의도 증권가의 한 숨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550선 위에서 놀던 지난 12일까지만해도 540∼550선 지지에대한 `미련'을 떨치지못했으나 13일 550선이 깨지고 다시 7일만인 20일 540선마저붕괴되자 지수전망에 대한 의욕을 상실한 모습이다. 이제 더이상 기댈 언덕이 없는만큼 전저점(491.21P, 4월10일) 근처인 500선까지흘러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에 이의를 다는 전문가는 별로 없다. ◆불안한 미국증시 6차례에 걸친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기업실적 악화는 계속되고 경기회복 기미가 보이지않자 미국 증시는 탄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다우 10,500선 나스닥 2,000선이 유지되고는 있으나 언제 깨질지 모르는 `유리그릇'처럼 불안하기만하다. 21일 새벽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7.22포인트(0.84%) 내린 2,029.37,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3.35포인트(0.31%) 떨어진 10,576.65에 마감됐다. 전날 대표적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3분기 실적악화 경고가 무겁게장을 짓눌러 모멘텀을 찾지못하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는 방향성 없이 엇갈려 투자자들의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 ◆실종된 매수주체 미국증시가 안정을 찾지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국직전으로 몰린 아르헨티나의경제위기는 투자심리를 더욱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정부는 아르헨티나가 설사 지급불능상태에 빠진다해도 우리나라와의 교역규모가적어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안심시키고 있지만 아르헨티나의 경제붕괴가 현실화될경우 이는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전체에 도미도 현상을 몰고와 `이머징마켓'의 외국인투자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때문에 우리증시의 버팀목이었던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달들어 4천30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속적으로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연기금이 동원된데 힘입어 기관이 2천450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개인도 저가매수에 나서 1천907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지만 응집력이 떨어져 지수방어에 큰 도움이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의 `팔자' 공세로 삼성전자, SK텔레콤, 포항제철 등 대형주들이 힘을 쓰지못하면서 지수안전판도 사라진 상황이다. ◆ 500선 바닥확인 여부 관심 전문가들은 일단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겼던 550선과 540선이 차례로 무너진 이상 박스권 하단을 500선으로 낮춰잡아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수가 530대인 지금도 과매도상태지만 투자분위기가 너무 위축돼있기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500선까지 밀려 바닥을 치는 것을 확인하고 `저가 매수'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단기적 상승모멘텀도 없어 아직은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예상되는 손실을 염두에 둬야하는 조정국면이지만 500선 이하로 지수가 떨어질 것으로는 보지않는다고 말했다. 신용규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500선은 기술적으로도 그렇지만 더이상 밀리는 것을 방치할 경우 증시붕괴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어 정부입장에서도 뭔가 대책을 세우지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때문에 500선이 바닥이라는 시장의 공감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황창중 LG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주요기업 실적발표가 이어지는 다음주 초.중반까지는 약세가 예상돼 520선까지는 내려갈 가능성이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텔레콤, 현대차, 포항제철 등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만큼 더이상 추락하지않고 반등을 모색하는 국면이 지루하게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