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을 놓고 증권가의 견해가 분분하다. 증시전문가들은 올들어 폭락세를 거듭해온 국제반도체가격 동향에서 삼성전자의2.4분기 실적이 악화됐으리라는 경고를 시장에 보내온 탓에 1분기에 비해 큰 폭으로줄어든 2.4분기 이익에 대해 "기대에 다소 못미쳤지만 당초 예상과 크게 다르지는않다"는 데 일단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총량적 수치에 대한 상대적 안도감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2.4분기이익의 구성과 질, 그리고 무엇보다 3분기 이후의 실적전망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과 향후 전망, 투자계획은 1개 기업의 실적이 아니라 향후정보기술(IT)시장의 전반적 전망은 물론 관련기업의 실적을 통해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전체의 하반기 분위기를 결정지을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에 이같은 우려는 무게를 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2.4분기 이익구성을 보면 1분기 1조300억원으로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하던 반도체부문의 영업이익이 2천60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는 이미 시장가격이 생산원가 이하로 추락한 64 및 128메가D램 등 싱크로너스D램 뿐 아니라 상대적인 희망을 걸었던 램버스D램, 시스템LSI 등의 분야에서도 실적악화가 심화됐으며 몇몇 부문에서는 일각의 우려와 같이 6월에 적자를 냈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대우증권의 정창원 연구원은 "반도체부문의 실적이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며 "반도체품목중 일부는 이미 한계상황에 와 있기 때문에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반도체부문의 3분기 적자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메리츠증권의 최석포 연구위원도 "지분법 평가익 등을 통해 순익은 나쁘지 않았지만 문제는 영업이익이 6천억원으로 기대에 못미쳤다는 점"이라며 "삼성전자는 현재 D램 뿐 아니라 S램, 플래시 메모리의 판매가격 하락은 물론 시스템 LSI의 가동률저하로 인한 타격이 생각했던 것 보다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최 연구위원은 또 "현 상황에서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에 나서는 것은 합리적 판단이 아니며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실적발표를 지켜 본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회복을 위해서는 D램 시장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대우증권의 정 연구원은 "D램 시장이 계속 악화된다면 후발업체들이 경쟁에서탈락할 가능성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전망에 대해증시전문가들은 아직까지 '3분기 바닥론'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LG투자증권의 구희진 연구위원은 "3분기 반도체실적이 더 나빠질 수는 있지만 TFT-LCD의 경우 추가하락세가 둔화되고 있어 원가를 더 낮출 수 있다면 부정적이지만은 않으며 정보통신부문의 호조로 반도체부문의 실적악화를 일부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의 정 연구원도 "D램 제조업체의 주가는 순익의 규모보다는 반도체가격의 동향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마련"이라며 "빠르면 3분기말, 늦으면 내년 초께는 반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에 대해 '장기매수'의견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실적발표가 시장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LG투자증권의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실적은 2분기 악화라는 부정적 소재와 3분기 바닥예상이라는 긍정적 측면을 모두 갖고 있는 양면성 재료"라며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는있지만 그래도 시장심리는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