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의 상반기실적 발표가 내달 15일로 예고돼있지만 맥풀린 장세에 치어 실적호전종목들도 빛을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어떤 테마가 예상되며 해당테마에 속하는 기업들의 실적과 전망은 어떤지 시리즈로 짚어본다. .............................................................. 업종대표주인 주성엔지니어링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편이다. 경기침체와 공급과잉에 따른 반도체가격의 회복지연으로 수요처인 반도체 생산업체의 설비투자 규모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전공정장비업체인 피에스케이테크는 상반기 매출액이 97억원으로 추정돼 작년보다 1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도 10억원으로 지난해의 절반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주성엔지니어링은 외형의 증가뿐만 아니라 영업이익도 4백% 이상의 증가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공정장비는 실리콘판(웨이퍼)위에 미세한 회로배선을 까는 작업이다. 주변장비업체와 후공정업체도 사정은 비슷하다. 아토 코삼 다산씨앤드아이 등 주변장비업체는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절반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유니셈의 경우 매출이 40% 감소해 4억원의 영업적자를 보일 것으로 추정됐다. 석용유리용기 제조업체인 원익이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칩의 전기적 특성을 검사하거나 완제품으로 조립하는 후공정 장비업체들도 상황이 비슷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테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0%를 초과하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동진쎄미켐 등 반도체 재료 업체는 반도체 생산량 증가로 예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이 기대된다=오는 4·4분기 들어서는 반도체 장비시장이 '바닥'을 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웨이퍼에 회로 구성이 세밀화되는 생산성 향상으로 기존 반도체 장비에 대한 자연스런 업그레이드(upgrade) 현상이 4분기부터는 구체화될 것이라는 게 배경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신규 반도체라인 증설을 비롯해 기존 반도체 생산라인의 업그레이드로 반도체 관련 투자에 40억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아토 이오테크닉스 등 일부 주변장비 및 후공정 장비업체들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으로 거래처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의 차진호 연구위원은 "올해 반도체 시장의 급격한 침체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는 주변장비 및 후공정 장비의 국산화율 증가와 수요처 다변화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오히려 14.4%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투자전략=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 장비 업종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하반기 실적을 고려해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을 유지했다. 대우증권은 펀더멘털에 비해 최근 주가가 고평가됐다며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하향조정했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은 '옥석가리기'를 통한 선별투자가 필요하다는 것.현대증권은 △올 하반기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비중이 높은 기업 △적극적인 연구개발로 장비의 국산화 비율이 높은 기업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 등이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