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거래소시장의 테마를 그대로 따라가는 '눈치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이후 기술주들의 조정이 이어지면서 2개월 넘게 테마부재로 시장이 맥을 못추자 코스닥지수와 종목이 거래소시장의 흐름을 쫓아가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약세장에서 그나마 위안거리였던 자생력을 갖춘 테마마저 사라지자 거래소의 테마상승에 코스닥 관련주들이 편승하는 모습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16일에도 재연돼 거래소의 현대건설 남광토건 등 저가주들이 낙폭과대를 재료로 급등하자 신원종합개발 대아건설 동원개발 등 코스닥건설주들도 초강세를 나타냈다. ◇가치주는 조정도 '닮은꼴'=올들어 기술주들이 주춤하며 생긴 시장의 주도주 공백을 가치주들이 메웠다. 거래소의 태평양 한국전기초자 등 그동안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가치주는 올 초부터 주가가 꾸준한 상승을 보이며 두배 이상 급등했다. 이같은 흐름은 지난 5월부터 코스닥시장으로 이어졌다. 삼영열기를 시작으로 국순당 더존디지털웨어 코리아나 등 기술주에 가려있는 실적우량주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더욱이 두 시장은 가치주의 조정과정에서도 비슷한 모습이다. 단기급등에 따른 거래소 가치주종목이 조정에 들어가자 삼영열기 더존디지털웨어 국순당도 꼬리를 내리는 양상이었다. ◇게릴라 테마에 편승하는 코스닥=이날 거래소시장에서 단기 낙폭과대에 의한 개인들의 매수 유입으로 현대건설 남광토건 등 저가주들이 큰 폭으로 상승하자 코스닥시장의 대아건설과 신원종합개발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동원개발과 대주산업도 전날보다 3% 이상 주가가 뛰었다. 자동차관련주도 코스닥의 '거래소 따라하기'의 한 예다. 거래소의 현대자동차가 가치주로 평가되며 주가급등을 보이자 코스닥시장의 자동차 부품관련주들도 수혜주로 알려지며 상승세를 탔다. 관리종목인 유니크의 최근 주가급등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주 거래소의 동아제약이 암치료관련 신약개발을 재료로 강세를 보이자 코스닥시장의 삼천당제약 등 관련 제약주들도 반짝 상승세를 나타냈다. SK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코스닥시장내 기술주관련종목은 3백여개로 전체 종목의 50%가 넘는 수준"이라며 "IT산업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시장의 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거래소 테마를 뒤쫓는 양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