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증권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11.46포인트 떨어진 548.49에 마감됐다. 전날 미국시장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는 심리적 저항선인 550선이붕괴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허탈해 하고 있다. 이날 지수급락은 외국인들이 선물을 대량으로 매도한데 따른 현상으로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가능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다는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견해다. 아르헨티나 디폴트 가능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데 어느정도 기여했지만 이날 지수하락의 결정적 요인으로 볼 수 없다는 시각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아르헨티나의 위기감이 확산된 이날 오전에는 종합주가지수가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후의 지수하락은 아르헨티나와 직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2천145계약을 순매도하면서 시장분위기를 억누른데다 프로그램 순매도가 459억원에 이르렀기 때문에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다"고설명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경우 지난 97년같은도미노 위기를 일으키진 않겠지만 한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에 적지않은 충격을 줄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선언은 ▲이머징 마켓으로부터 국제자금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전체의 위기→미국금융기관의 타격→국제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확산될 수도 있으며 ▲미국경기 위축에 따른 이머징마켓위기의 서곡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머징마켓들이 지난 97년 외환위기를 겪은 뒤 환율제도를 자유환율변동제로 바꾼 만큼 충격을 흡수할 수있는데다 외환보유고도 어느정도 쌓여있고 미국이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위기로 빠질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김영익 대신증권 투자전략실장은 "아르헨티나의 디폴트는 불가피하며 이는 한국시장에 적지않은 충격을 줄 것"이라면서 "그러나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외환보유고도 충분하기 때문에 위기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르헨티나가 이머징마켓의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5%에 이르는 만큼 국제자본이 이 나라에서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투자금을회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대우증권의 김영호 연구위원은 "아르헨티나가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이는 곧바로 브라질의 위기로 이어지고 다시 남미 전체와 미국 금융기관에 타격을 준다"면서"따라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위기는 보다 중장기적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현대증권의 이상재 경제조사팀장은 "아르헨티나의 위기가 미국을 중심으로한 세계경기 위축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면서 "미국경기의 침체가 앞으로 3분기 이상 지속되면 동남아시아도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