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발 위기가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 13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과 우리나라의 수출입, 해외직접투자, 금융기관 대출 등이 미미해 이들 국가의 불안이 우리 경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그러나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그 영향을 측정하기가 어렵다면서 이들 국가의 금융불안이 지속되거나 심화될 경우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시장국 전체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해외차입금리가 다소 상승하는 간접적인 영향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외평채 가산금리는 지난 9일 1.71%에서 12일에는 1.6%로 오히려 소폭 하락한 상태다. 은행의 단기차입금리는 신용도에 따라 은행별로 차이는 있지만 0.3-0.4%의 가산금리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아르헨티나에 들어간 미국자금이 많기 때문에 미국이 디폴트(채무상환불능)까지 방치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의 경우 3년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차입금리가 급등하는 상황하에서 공공지출 삭감만이 디폴트를 막을 수 있는 유효한 방안이지만 실행까지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예측때문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올해 10월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야당소속 주지사들이 지방재정지출삭감에 동의할지 불투명하다. 야당지도자 및 노조대표들이 재정지출 삭감대책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는 바람에 12일 아르헨티나 주가는 8.2%나 폭락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재정지출 삭감방안에 대한 야당의 지지 획득 및 국제통화기금(IMF)의 추가자금지원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는 11일 아르헨티나의 국가신용등급을 B+에서 B-로 2단계 하향조정한데 이어 12일 S&P사도 B에서 B-로 1단계 내렸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0일 국채입찰 결과 8억2천700만달러의 91일물 수익률이 96년이후 최고수준인 14.01%로 급등하고 2002년 5월 만기 국채는 장기물 투자기피로 2천200만달러 응찰에 그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서 디폴트 우려가 급격히 증대되고 있다. 지난 11일 아르헨티나 주가지수는 국채입찰 이전 영업일인 6일에 비해 8.2% 급락한데 이어 국채가산금리가 1.32% 상승했다. 이는 인접한 브라질 등으로 파급돼 브라질 및 칠레 통화의 약세를 촉발하는 한편 미국에도 영향을 미쳐 11일 미 달러화가 엔화 및 유로화에 대해 약세를 시현하는 기폭제가 됐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 jbt@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