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강한 오름세로 출발한 뒤 급반락, 약보합권에서 잔잔하게 흐르고 있다. 뉴욕 증시 급등과 함께 지수가 단기 바닥권을 확인, 투자 심리는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급등에 따른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다 미 주요 기업의 하향조정한 실적 달성 보다 향후 전망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열기는 자취를 감췄다. 바람몰이의 주역 가운데 하나였던 모토롤라가 이번 분기도 흑자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램버스도 매출 20% 정도 감소추세가 이번 분기에 지속되리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금요일 현금 확보, 아르헨티나 모라토리엄 가능성, 악화된 미 실업관련 지표 등이 가세, 매수 손길을 붙들었다. 다음 주 잇달아 발표될 주요 IT 기업의 실적에 대한 두려움도 여전한 상태다. 신용규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으면서 선물 시장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투기적 매도세로 지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성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교적 실적이 양호한 기업들이 먼저 발표한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다음 주로 예정된 주요 IT 기업의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며 "적극적 시장 참여는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13일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31분 현재 전날보다 1.29 포인트, 0.23% 빠진 558.66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71.68로 전날보다 0.50 포인트, 0.69% 하락했다. 거래소에서는 1억5,292만주, 7,853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고 코스닥에서는 2억3,459만주, 1조425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외국인 매도 규모가 확대되면서 지수선물 9월물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날보다 0.80 포인트, 1.15% 하락한 68.90을 가리키고 있다. 시장 베이시스는 0.08로 콘탱고 상태. 외국인은 2,514계약, 872억원 어치 선물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가 하루만에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하이닉스, 아남반도체, 신성이엔지 등 반도체 관련주 대부분이 하락반전했다. 프로그램 매도 공세를 맞은 한국통신도 내림세로 돌아선 가운데 데이콤, SK텔레콤이 1% 안팎 상승률을 유지하며 지수 버팀목이 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강보합권, 포항제철은 약보합권에 머무는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간 등락이 엇갈렸다. 그러나 현대차, 기아차 등 가치주와 국민은행, 주택은행 등 우량 은행주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세계 2위 단말기 제조업체인 모토롤라가 6,000명 추가 감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원텔레콤, 텔슨전자, 스탠더드텔레콤 등 팬택을 제외한 단말기 업체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1,3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지키지 못했고 SK케미칼도 자사주 해외 매각설이 있었지만 하락 반전했다. 현대건설 우선주가 작전 세력 개입 의혹을 받으며 나흘째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LG전선은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4%를 훌쩍 뛰어 넘는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순이익이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9.1% 증가한 68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다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이 전날 야후 효과를 이어가며 2~3%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상승폭은 크게 둔화됐다.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대형통신주를 비롯한 다른 지수 관련 대형주는 약세 전환, 지수를 끌어 내리고 있다. 시가총액 1, 2위 종목이 KTF, 국민카드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수 방어에 버거운 표정이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