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들의 실적악화경고와 미 증시의 불안에 비틀거리던 코스닥시장이 12일 모처럼 활기에 넘친 모습을 보였다. ◆지수상승률 연중 2위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09포인트(6.01%) 급등한 72.16으로 마감, 전날 힘없이 내줬던 7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또 지수 상승률 6.01%는 연초랠리가 진행중이던 1월22일(7.9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날 보여준 상승탄력이 예사롭지 않았음을 입증한다. 더욱이 일부 지수관련 대형주에 의해 주도된 지수만의 급등세가 아니라 시장 전반적으로 상승의 모멘텀을 일궈냈다는 점이 돋보인다. 주가가 오른 종목이 전체 등록종목의 93.1%에 해당하는 574개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또 그간 낙폭과대에 있었던 기술주들을 중심으로 상한가 종목이 대거 발생해 모두 79개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내일 나스닥지수 호조 예상 선반영 11일(미국시간) 장마감후 미국 야후사와 모토롤라사가 2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조금 웃도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발표가 코스닥시장을 폭등세로 돌려놓았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사도 지난달말로 끝난 4분기 매출이 당초의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급등했다. 장마감후 이뤄진 주요 기술주들의 이같은 실적발표는 글로벡스 나스닥선물지수의 폭등세로 나타났고 이는 다시 나스닥시장의 움직임에 오락가락해온 코스닥시장에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12일 나스닥지수의 큰 폭 반등을 통한 조기 2,000선 회복 예상이 이날 코스닥시장에 선반영된 셈이다.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호재는 일차적으로 새롬기술.다음.한글과컴퓨터 등 장기소외된 인터넷관련주들에 영향을 미쳐 이들 인터넷 3인방이 개장초 상한가로 올라서자 다른 인터넷관련주를 비롯한 종목들이 상한가 대열에 합류했다. 또 지수만으로 보면 일중 고점 부근에서 장을 마감하는 견조한 상승추세를 보였다. ◆매물 집중한 75선 저항 예상 미국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시장 예상치보다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만큼 코스닥시장은 개별 기업의 실적발표 결과에 오르락내리락하는 혼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부에선 시장이 실적악화경고에 어느 정도 내성을 기른 것으로 판단돼 예상치와 비슷한 것으로만 나와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 윤용선 연구원은 "실적발표에 대한 투자심리의 향방이 나스닥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면서도 "실적악화경고는 주가에 어느 정도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최성호 연구원은 "그동안 낙폭이 컸기 때문에 내일도 추가 반등이 기대된다"며 "다만 75선은 매물대가 집중돼 있어 추가 반등시 저항선으로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최 연구원은 "매물대 돌파 여부는 나스닥시장에 달려있는데 나스닥시장은 긍정적인 전망과 부정적인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에 7월은 개별기업의 실적에 따라 등락이 엇갈리는 혼란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김분도 선임연구원은 "오늘같은 급등세를 이어가긴 힘들 것"이라며 "현재 패턴은 기업실적 악화경고가 나오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실제 실적이 발표되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경우 반등이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지난 1월, 4월 장세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이전과 달리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없기 때문에 4월과는 다른 국면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75선이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