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창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12일 "기관투자가의 기능활성화를 위해 증권투자신탁, 자산운용사등에 대해 자산운용 및 내부경영에 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 부위원장은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능률협회 주최 금융인조찬회에서 '국내 자본시장의 현황과 발전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은행과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장기적인 증시안정 측면에서 중요한 기관투자가의 주식시가총액 비중이 미국은 45.9%, 영국은 54.5%에 이르는 반면 한국은 13.4%에 불과하다"며 "취약한 기관투자가의 역할로 인해 주식시장의 단기투자 경향과 주가변동폭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기관투자가 기능 활성화를 위해 증권투자신탁, 자산운용사 등에대해 자산운용, 내부경영에 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되 공시제도 등을 통해 경영투명성을 제고하고 시장규율과 관련한 감독은 강화해 기관투자가에 대한 시장신뢰를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에 대해서도 기존의 예대 금융업무 중심에서 벗어나 채권인수.보증.중개 등에 적극 참여하는 등 자본시장 발전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을 주문했다. 유 부위원장은 이와함께 대형 선도증권사의 출현 방안으로 ▲대형 증권사간 통합을 통해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발전하거나 ▲대형은행이나 금융지주회사가 증권,투신, 종금사 등을 인수해 투자은행화하는 2가지 안을 제시했다. 그는 "국내 증권산업을 선도하고 외국 증권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대형 선도 증권회사의 출현이 필요하다"며 "증권업무중에서도 기업 재무관리와 M&A, 국제투자,대규모 회사채 발행 주선, 기업구조조정 자문 등의 업무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에는 틈새시장을 개발,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영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국내외 금융회사와 업무 제휴를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겠다고 말했다. 유 부위원장은 국내 증권시장의 통합과 관련 "거래소의 이전이나 합병을 뜻하는것은 아니고 시장에너지가 분산돼 있는만큼 독일, 프랑스, 홍콩, 싱가포르 등과 같은 지주회사 방식의 시장통합을 참고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함께 자본시장의 장기 안정적인 수요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퇴직금 제도의 기업연금 전환, 종업원지주제 활성화 등 사적연금의 활성화가 필수적인데 인식부족과 노사간 상호이해 갈등, 연금관리 신뢰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부위원장은 또 강연 뒤 가진 질의응답을 통해 "방카슈랑스제 도입을 당초 계획인 2003년보다 앞당기는 문제가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부위원장은 그러나 "저금리로 보험회사들이 수익을 내는 데 어려움이 있는만큼 이 부분을 충분히 감안해 도입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