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떨어졌으니 저점매수에 나서도 괜찮치 않을까요" 여의도 증권가와 일선 증권사 지점에는 단기급락에 이은 반등을 예상,저점매수에 나설 종목을 추천해달라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3일동안 투매에 가까운 현상이 빚어지면서 지수가 장중한때 67까지 밀리자 지난 4월 저점인 지수 64가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선취매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주포'격인 외국인과 기관이 팔고 있는 데도 개인들은 연일 주식을 사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전문가들은 아직 안심할때가 아니라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반등'은 예상할수 있어도 '반전'을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설명이다. 전날 2,000선이 붕괴된 나스닥지수가 지난 4월 저점인 1,960대를 깨고 1,600대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감마저 점쳐지는 분위기(교보증권 이혜린 선임연구원)다. '낙폭과대'를 재료로 반등을 시도함직한 코스닥기술주들도 움직임이 신통찮다. 증시전문가들은 조금 더 시장움직임을 지켜본뒤 매수에 나서도 늦지 않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적대비 저평가주에 관심을 두고 리스크관리에 신경쓸 때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저점매수 나설만한가=기술주들의 움직임이 신통찮다. 지난 5 월이후 철저히 소외되어온 기술주들은 전날 반등장에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낙폭과대 재료가 반영돼 시장의 반등세로 연결되려면 어느 종목보다 낙폭이 심했던 이들 기술주들이 살아나야 한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여전히 기술주를 중심으로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주말 이후 3백2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연일 순매수에 나서며 지난 주말 이후 4백37억원어치를 사들인 개인들도 기술주는 외면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반등장에서도 일부 가치주와 A&D관련주 등 개별주중심의 장세가 전개됐다. 현대증권 박상욱 수석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이 추가하락할 경우 그동안 막연히 제기되어오던 바닥론이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점검해야할 시점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손범규 선임연구원도 "단순히 지수하락이 깊었다고 해서 섣불리 매수에 나설 시기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나스닥 기업실적을 살펴라=지난 6월 중순 이후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나스닥시장은 맥빠진 모습을 보였다. 7월에 집중된 기업실적 발표에 대한 우려감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넘기기엔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인텔(17일),텍사스인스트루먼트(23일)등 반도체 기업들은 전분기및 전년동기 대비 큰폭의 순익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모토로라(11일)도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신장비업체인 노텔(19일),PMC시에라(19일) 등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보증권 이 선임연구원은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코스닥의 움직임이 나스닥에 철저히 연동된 게 현실"이라며 "기로에 선 나스닥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조심스런 시장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