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유화 채권단과 대주주인 현대건설이 완전감자 동의여부를 두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0일 채권단과 현대건설에 따르면 채권단은 완전감자를 요구하고 있으나 현대건설은 부분감자를 제시하고 있어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채권단은 당초 현대건설의 경우 무난하게 완전감자에 동의하리라 보고 완전감자결의에 필요한 주식정족수(66.6%)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건설은 그러나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유화에 대한 경영권은 포기할 수 있으나 아서앤더슨의 실사결과 이 회사가 2천억원의 잔존가치(자산 2조8천억원, 부채 2조6천억원)를 갖고 있는 만큼 완전감자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일단 부분감자를 실시하고 추후 실사를 다시 실시한 뒤에도 잔존가치가 남을 경우 감자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줄 것을 요구했다. 현대건설은 또 완전감자에 따른 손실이 736억원에 달해 지난번 추가부실 3천855억원까지 합칠 경우 연말 부채비율이 300%를 넘게 돼 공사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권단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지분 11.63%에 대해 완전감자 당할 경우 부채비율은 5-6% 늘어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관급공사를 따내기 위해선 조달청 사전심사제(P/Q) 평가항목을 통과해야 한다"며 "부채비율이 300%를 넘을 경우 P/Q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이에 대해 은행들이 완전감자를 전제로 유동성 지원에 나서기로 한만큼 현대건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으며 부분감자를 실시할 경우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답변했다. 채권단은 완전감자가 부득이함을 현대건설에 설득하는 한편 현대건설이 완전감자를 끝내 거부할 경우에 대비, 현대유화 법정관리 시나리오도 준비하고 있다. 현대유화는 수입신용장 개설 등 유동성 지원이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주말께면 공장가동을 전면 중단할 위기를 맞게 됐다. 현대유화에 따르면 충남 대산공장 1.2단지의 나프타 재고는 10일 오전 현재 3만톤에 불과해 나프타 소진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조치로 공장가동률을 이날부터 70%로 낮췄다. 현대유화는 나프타를 조속한 시일 내에 들여오지 못할 경우 4-5일이면 재고 3만톤이 완전히 동이나 주말께면 공장가동을 완전히 중단해야 할 처지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jamin74@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