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4월말 수준인 560대로 급락한 뒤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외국인이 거래소에서 순매도 규모를 늘려가고 선물시장에서도 매도를 증가시키고 있어 하락경계감이 여전하다. 첨단 기업들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감이 미국을 넘어 유럽까지 확산되는 등 세계경제의 침체에 대한 경고음이 투자심리를 매도쪽으로 몰아부치고 있다. 특히 국내적으로 경기나 구조조정 관련 재료에 대한 모멘텀도 없는 터여서 미국 증시 하락과 외국인 매도에 따른 하락동조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일단 커다란 하락갭이 출현하며 200일 이동평균선도 하향돌파된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지수 급락에 따라 섣불리 추격매도에 가담하기보다는 550선을 일차 지지선으로 두고 중기적인 시각에서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는 종목을 찾아가는 전략을 탐색하라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주식시장 약세에 따른 동조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성장주에 대한 실적 약화 우려가 예상보다 증폭되고 있어 추가하락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나스닥이 2,000선이 유지되는 가운데 극단적인 신저점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진 않는다"며 "지수 급락 상황이긴 하지만 팔 시점은 아니며 중기적인 시각에서 좀 넓게 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9일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10시 57분 현재 562.93으로 지난 금요일보다 15.61포인트, 2.70% 떨어진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선물 9월물은 70선 돌파가 무산된 가운데 1.65포인트, 2.39% 떨어진 69.55로 밀렸다. 코스닥지수는 71.01로 3.08포인트, 4.16% 급락한 가운데 개인 매수세가 다소 유입되면서 71선으로 중심으로 등락하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가 거래소에서 600억원대로 증가한 가운데 개인과 기관이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기관 매수는 프로그램 매수와 연동된 것이 많으며, 개인 순매수 규모는 50억원대에 불과해 향후 장세를 탐색하는 분위기가 농후하다. 삼성전자가 6% 가까이 급락, 17만3,000원대로 밀려났고 하이닉스가 9% 가까이 폭락하며 2,100원대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관련주의 낙폭이 가장 크다. 지수관련 대형주 중에서 SK텔레콤, 한국통신 등이 약세를 보이면서 한국전력과 포항제철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실적주로 호평받았던 현대차, 기아차, 신세계 등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 상승 종목은 현대중공업, 삼성화재, 현대모비스, SK글로벌, 금강고려 등이 꼽힌다.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하락종목이 하한가 6개를 포함해 725개에 달하고 있다. 상승종목은 상한가 6개를 포함해 101개에 불과하다. 27개 종목은 보합세다.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가 줄고 있으나 시장베이시스는 여전히 0.2∼0.3를 유지, 프로그램 매수가 매도보다 많다.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210억원, 비차익 300억원을 합쳐 510억원이며, 매도는 차익 110억원을 중심으로 150억원 수준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이 동기식 컨소시엄 합의 발표설을 타고 상승반전, 지수를 71대로 반등케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