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반도체칩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경기 회복이 상당기간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탓이다. 특히 지난 주말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8% 이상 급락하면서 9일 증시에서 대규모 외국인 '팔자'를 부추겼다. 이날 증시에서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만2천5백원(6.81%) 내린 17만1천원으로 마감됐다. 장중 한때 17만원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대거 1천39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분율을 55.76%까지 낮췄다. 하이닉스반도체도 외국인의 매도(2백51억원)로 2백60원(11.23%)이 하락,2천55원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반도체경기 회복지연에 따른 외국인 매물로 인해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하락을 배제할 수 없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저가매수에 나설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구희진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매물을 소화해줄 국내 기관투자가가 없다는 점이 주가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만약 삼성전자가 15만∼16만원대까지 추락한다면 외국인의 손절매 물량이 본격화될 수 있는 만큼 단기적인 수급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반도체 감산도 업체별로 이해관계가 달라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오는 20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발표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증권사들은 2·4분기 순익이 1·4분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 연구위원은 "그러나 삼성전자의 기업 가치를 고려한다면 18만원 이하에서는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전병서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반도체가격이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3∼6개월안에 바닥을 확인하고 오름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닉스반도체와 관련,"투자자들이 무리하게 손절매하고 있으나 일단 DR발행 등으로 부도위기는 넘긴 만큼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 주가도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 연구위원은 내다봤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