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식운용자금이 드디어 투입되면서 거래부진에 약세를 보이던 주가가 상승 반전에 성공, 600선을 바라보게 됐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 자금을 바삐 투입한 배경과 효과의 지속성을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한켠에서는 지난주 580선이 지지된 뒤 미국 나스닥이 버텨주고 경제지표도 나아지는 상황인 만큼 수급보강에 따른 개선 역할을 기대하는 눈치다. 반면 국내외 모멘텀이 없고 미국시장이 독립기념일로 휴장인 데다 국내 시장의 거래 부진도 지속돼 효과는 별로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오늘 반응이 신통치 않았은 것을 보면 상승 전환한 정도면 효과는 다 됐다'는 효과소진론, '좀더 오를 수 있으나 매도기회를 줄 것'이라는 매도기회제공론, '일단 올랐으니 지수의 하방경직성은 유지될 것'이라는 지지선구축론, '오늘 반응이 적은 것은 덜 투입됐기 때문'이라는 추가상승론이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사실 하나는 아직 국민연금 자금이 덜 투입됐다는 것이다. 이날 국민연금에서 자금을 받은 6개 운용사들의 주식이나 선물 편입비율은 회사별로 다르지만 모두 소진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일부 회사는 자금을 거의 투입했다"면서도 "그러나 회사별로 다르고 일부 회사는 50% 이하만 편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국민연금 자금이 6개 운용사에 투입됐기 때문에 나머지 7개사에 대한 투입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운용기준이 자금투입일 하루전의 종가로 계산되기는 하지만 일단 절반 가량이 투입됐고 증시 변동성이나 유통물량을 감안할 경우 자금을 늦게 받을수록 운용부담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시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이 뒤늦게 손절매수까지 당하면서 들어와 투자심리에 일정 변화가 올 수도 있다"며 "들어온 시점이 달라 운용사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물론 늦게 들어올수록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는 순매수로 전환했으나 거래소에서 매도우위를 지속하고 개인은 현선물 시장 모두에서 순매도를 보여 이들의 내일 동향이 주목된다. 지수상으로는 현재 5일과 10일 이동평균선이 지지되는 가운데 600선을 돌파해 20일선이 걸쳐있는 601선을 돌파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물에서는 72대 저점 매수관점이 일단 관철됐기 때문에 75선 돌파 여부가 주목된다. 선물시장 관계자는 "현재 수급상 6,000억원 규모면 작지 않은 규모"라면서 "자금투입을 할 경우에는 지수가 상승쪽으로 귀결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연금 자금이 추가로 투입되지 않는다면 되밀릴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수급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 종합지수 600선 돌파는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인위적인 수급보강에 따라 올랐고 몇천억씩을 며칠간 넣는 것도 아니어서 큰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며 "외국인 매수도 스펙성에 불과해 내일 오르면 매도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 일부에서는 국민연금이 지난주 종합지수가 580선으로 밀렸을 때도 투입하지 않았던 자금을 590선에서 서둘러 투입한 배경에는 뭔가 있지 않느냐는 의문도 두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확인할 수 없지만 지수가 더 밀리기 전에 개입할 필요성이 있지 않았게느냐는 얘기가 돈다"며 "그 반대 시각은 오를 만한 요인이 뭔가 있어 서둘러 넣었다는 말도 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