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특별한 재료없이 거래부진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 증시가 금리인하 이후 혼조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경기지표 개선에 대한 반응도 시원찮게 나타난 데다 4일 독립기념일 휴일을 앞두고 있어 관망세는 더할 전망이다. 국내 증시도 성장률 둔화에다 수출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국면이다. 대우차 협상이 이달말게 매듭지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시간상 멀고 가능성 수준을 넘지 못하고, 은근슬쩍 6월말을 넘긴 현대투신의 AIG 외자유치건도 아직은 구름잡는 얘기다. 이처럼 국내외 증시가 혼조양상을 보이면서 '여름 랠리는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조정을 거친 탓에 딱히 팔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사자니 비빌언덕도 별로 없다. 수급상으로도 국민연금의 투자자금 위탁이 늦춰지고 내부적으로 투자전략상 투자시기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답답증이 더하다. 그나마 운용사들에게는 자금맡기는 시기도 이틀전에 통보하겠다는 얘기도 작전같은 긴장감을 주지도 못한다. 더욱이 변동성이 크지 않은 가운데 액면가 이하 종목에 대한 거래세 부과 방침으로 데이트레이더들의 수익률 내기가 더욱 힘겹게 되자 이틀 연속 연중최저규모를 기록한 거래량이 증가할 즐 모르고 바닥을 기고 있다. 거래소 거래량은 개장한지 3시간이 지났으나 겨우 1억1,000만주를 넘었다. 코스피선물도 매수매도 잔량이 엇비슷한 가운데 이따금씩 거래가 체결되고 있다. 거래량은 3만5,000계약 정도. 거래부진에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어 그나마 하방경직성을 무기로 매수에 가담하려던 세력들도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지수변동성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코스피선물 9월물은 낮 12시 14분 현재 73.35로 전날보다 0.20포인트 오른 상태에서 거의 정체상태에 들어갔다. 장중 한때 하락하며 저점이 73.10에 형성됐으나 고점도 73.60 이상으로 뻗어가지 못해 등락폭은 겨우 0.50포인트밖에 되지 않는다. 종합지수 역시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등이 강보합 수준에 머물면서 596대의 약보합을 보이고 있다. 장중 거래범위는 593∼598선으로 변동폭은 5포인트에 불과하다. 외국인이 6억원대로 순매도 규모를 줄여가고 있는 점이 다소 특징적이지만 방향성이 없는 상황이다. 매수는 670억원대, 매도는 680억원대로 매매규모 역시 크지 않다. 선물시장에서는 전매도 2,400계약을 앞세워 1,450계약을 순매도하고 있으며 개장초 순매수를 보였던 개인도 800계약의 순매도로 전환했다. 증권과 투신은 각각 900계약대씩을 순매수하고 있다. 시장베이시스는 백워데이션을 보이기도 했으나 0.1 미만의 콘탱고로 전환한 뒤 정체, 아직까지는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보다는 많다. 프로그램 매도는 차익 230억원, 비차익 250억원을 합쳐 480억원 수준이고, 매수는 비차익 190억원을 위주로 240억원 수준이다. 선물시장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이 파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것이 없어 거래가 줄었다"며 "미국이 나아지는 모습이나 반응이 크지 않고 국내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재료찾기가 힘겹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시장이 경기시스널로 폭등하지 않는 한 당분간 종합지수 610을 넘기 힘들 것"이라며 "내수관련주가 다소 꺽이면서 주도주 공백도 빚어져 박스권 장이 지리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