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여름 장이 강보합 수준에서 시작됐다. 6월의 하락 조정 국면을 뒤로 하고 미국 경기회복 시기를 타진하고 있다. 거래량이 이틀 연속 연중최소치를 경신했으나 이 역시 아직 사지는 못하지만 팔고싶은 마음도 한풀 꺾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당분간 매도장세보다는 미국 상황의 개선 여부를 살피며 매수타이밍을 점치는 모습 속에서 종합지수는 박스권 내 레벨을 다소 높이는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는 지난 6월 중순 선물옵션 만기일을 고비로 경기모멘텀 부족에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 수급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조정국면을 맞았다. 하이닉스반도체의 해외DR 발행이 일단락되면서 GM을 상대로 한 대우차 매각협상이나 현대투신에 대한 AIG의 외자유치 협상도 장기화 조짐 속에 재료가치가 사그라졌다. 국내 지수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는 반도체 가격 하락에 처하고 통신주 역시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외국인의 대량 매도로 속절없이 하락했다. 그런 가운데 국내 경기는 수출부진에 처하면서 실물경기 악화에다 물가상승이 더해지면서 뚜렷한 회복사인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재료가 크지 않은 데다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크고 외국인 투자비중이 높은 여건에서 미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이 6월 하순에 들어서면서 경기여건에 다소나마 개선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에서 상승모멘텀이 나와주기 고대하는 '동조화 욕구'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 조정국면 580선에서 일단락 = 시장관계자들은 대체로 6월장을 마무리하면서 2차 순환랠리에 따른 조정이 일단락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떨어져도 570이나 580일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종합지수는 지난주, 6월 27일 580.75을 저점을 고비로 반등에 성공, 지난 금요일에 이어 이틀째 상승하며 595∼596으로 올라섰다. 더욱이 나스닥이 지난주 5일간 내내 상승했고, 특히 26일 올들어 여섯 번째 금리인하가 0.25%포인트로 귀결된 다음날부터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뒤늦게 작용, 사흘간 1% 미만이었던 상승폭이 1.5∼2.5%대로 커졌다. 특히 미국 시장이 2/4분기 실적악화 경고가 일단락되면서 장의 초점이 경제지표로 전환되고 있는 게 가장 큰 변화라면 변화다. 지난주 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여섯 번째 금리인하 결정일을 안팎으로 발표된 내구재 주문이나 기존·신규주택 판매동향이 증가했다. 다소 의구심은 있으나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도 두달 연속 증가, 확산되던 0.50%포인트 금리인하론을 차단했다. 27일 0.25%포인트 금리인하 발표 이후 1/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잠정치 1.3%보다 낮은 1.2%로 나왔지만 이미 과거 지표로 인식됐다. 28일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의 감소나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나 미시건대학 소비자신뢰지수가 높게 나오면서 소비심리와 산업경기 개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2일 발표될 전국구매관리자협회(NAPM)지수와 개인소득·소비 동향이 나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높아지면서 국내시장에도 미국 경기회복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특히 미국의 경제지표가 조금씩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자 국내 수급에서도 일정 변화가 왔다.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완화, 수급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은 6월 중하순 반도체와 통신주를 집중 매도한 뒤 지난주 후반부터 금융주를 순매수하고 통신주와 반도체에 대한 매도강도를 낮췄다. 이날 삼성전자를 12거래일만에 순매수하는 등 시가총액 5위 종목에 대해 순매수, 이틀째 순매수를 나타냈다. 시장 한켠에서는 지난주 후반을 고비로 추세가 전환하는 변곡점 상태로 들어선 것으로 파악하는 시각이 증가하고 있다. 시간이 다소 걸리겠으나 하방경직성이 확인됐다며 삼성전자 등 지수관련주에 대해 비중확대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도 생각해 보라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 객관적인 시각 유지해야 = 그러나 580선에 대한 지지력을 확인했고 미국 경제지표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급반등을 서둘러 예단하는 상황은 못된다고 시장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종합지수가 5일 이동평균선이 지지되며 10일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20일선인 602선 앞에서 주춤하는 등 투자자들에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도 급락경계감이 약화되며 '개선조짐'을 보이는 수준이지 급속한 V자형 회복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은 여전히 많지 않다. 3/4분기 기업실적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여전히 걷히지 않고 있다. 소비심리가 두달째 나아졌고 산업활동도 나아질 전망이지만 기준점에 못미치는 수준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바닥다지기론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9일 발표된 미시건대학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 최종치는 92.6으로 5월 92.0보다 나아낫? 잠정치 91.6보다 나아졌지만 최근 5년동안 최저치인 지난 2월의 90.6보다 조금 높아진 수준으로 기준점인 100에 아직 크게 못미치고 있다. 현재 소비여건에 대한 평가지수는 5월 102.2에서 6월에는 101.6으로 낮아졌고, 12개월 뒤의 기대지수는 86.9로 미래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산업쪽 지표도 마찬가지다. 시카고 PMI지수가 5월 38.7에서 6월 44.4로 다소 큰 폭으로 높아졌지만 아직 50을 넘지 못했다. 로이터통신의 예측조사 결과, 2일 발표될 NAPM지수는 5월 42.1에서 6월에는 42.8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월 10년중 최저치인 41.2보다 크게 개선된 듯하지만 11개월째 50 미만으로 여전히 경기위축 범위에 갇혀 있다. 제조업경기가 다시 강하게 살아난다기보다는 경기둔화폭이 줄어드는 정도라는 얘기다. 미국 경제가 민간 소비비중이 큰 탓에 6월 고용·실업지표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이달에도 일자리 감소와 함께 실업률이 4.6% 가량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울러 오는 4일이 미국의 독립기념일로 휴장이고 6일 고용지표 발표 이전까지 크게 움직이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7월에 접어들면서 휴가를 떠나는 펀드매니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미국 경기만 회복되면 국내 경기가 뜰 수 있고 그러면 국내 주가는 올라간다는 단순한 형식논리만으로는 여전히 불충분한 구석이 많다. 국내 성장률 둔화 속에서 금융 기업 구조조정이 아직 미흡하고 수익성 개선까지 이르지 못한 상황이라는 경제기초여건의 제약조건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