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2분기"를 탈출한 월가가 생기를 되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미국경제가 올 2분기(4-6월)에 바닥을 치고 3분기(7-9월)부터 좋아질 것으로 전망해왔는데 이제 그 2분기가 막을 내린 것. 상반기 6개월간 무려 6차례에 걸친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도 이제 서서히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란 기대도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경제의 바로미터격인 소비자신뢰지수와 구매관리협회지수등이 최근들어 상승커브를 그리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분위기 전환이 빠른 곳은 역시 첨단기술주들이 거래되는 나스닥.쏟아지는 수익악화 경고속에서도 상반기의 마지막거래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FRB의 금리인하에도 영향을 받았지만 그보다는 3분기부터는 좋아질 것이란 기대심리의 확산이 더 큰 배경이다. 가장 극적인 종목은 브로드밴드 통신칩 제조업체인 PMC시에라. 2분기 손실이 예상(주당 2센트)보다 훨씬 큰 7-9센트에 달하고 3,4분기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던 29일(금요일) 주가는 오히려 7% 상승한 주당 31.07달러를 기록했다. 경영악화로 4천명의 해고를 발표한 반도체회사 에지어(Agere)는 이날 하루에만 무려 25% 뛰어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술주의 풍향계역할을 하는 반도체주들의 경우 수익악화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 같다"며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는 분위기가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반독점소송이 마이크로소프트측에 유리한 판결이 내려진 것도 나스닥의 분위기를 호전시시키는데 한몫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직간접으로 연결된 첨단주식들이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에따라 나스닥은 지난주 6.2% 상승한 2,159.67을 기록했다.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오후의 전산장애가 없었다면 더 올랐을 것이란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다우지수는 1%가량 하락하는 약보합세를 보였다. 분위기는 좋았으나 하니웰의 마지막 매도오퍼가 GE에 의해 거절되면서 금요일 하루 8.4% 하락한 34.99달러를 기록한게 지수를 플러스로 돌리지 못한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S&P500은 약보합. 상반기 전체로는 주요 지수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우는 2.6% 떨어지고 S&P500은 7.3% 하락했다. 나스닥은 12.5% 내려 하락률을 한자리수로 좁히는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대형 우량주들은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른 종목이 많았다. S&P500종목중 대형 백화점인 JC페니가 1백39% 뛴 것을 비롯 베스트바이와 K마트등 유명 유통업체들의 주가가 배이상 뛰었다. 다우종목중에서도 대표주자인 마이크로소프트가 70%가량 올랐고 AOL타임워너(52%)IBM(34%) GM(26%)등도 큰 폭의 수익을 냈다. 나스닥종목에서는 그래픽 칩메이커인 느비디아(Nvidia)의 1백81% 상승이 눈에 띄었고 소프트웨어업체인 컴퓨웨어,온라인 경매업체인 E베이등도 두배 이상씩 상승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