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벌써 절반이 지났다. 올들어 지금까지 세계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을 뜯어보면 연초 전망보다는 상당히 부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 세계경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 미국경제는 이미 회복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향후 미국경제를 판단하는 다양한 지표중에서 가장 신뢰하고,또 예측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채권시장의 장단기 금리차가 현재 정상을 되찾고 있다. 금리인하 효과도 하반기 들어서는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7월부터 세금감면책이 실시될 경우 미 국민들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 민간소비가 촉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경제는 내년까지 장기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무엇보다 경기회복의 관건인 민간소비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 같다. 현재 일본 국민들은 정부가 금리인하,상품권 발행 등과 같은 어떤 신호를 준다 하더라도 반응하지 않는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에 빠져 있다. 정책수단에 있어서도 이미 통화정책은 한계에 이르렀다. 더욱이 국민소득(GDP)의 11%에 달하는 재정적자와 1백32%에 이른 국가채무를 감안하면 신규로 재원을 조성해서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여유가 없는 상태다. 유럽경제도 심상치 않다. 최근들어 유럽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경기침체에도 불구,인플레율이 유럽중앙은행(ECB)가 세운 목표치를 웃돌고 있어 금리인하와 같은 경기부양수단을 추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다행히도 영국을 비롯한 스웨덴,덴마크가 빠르면 올해말에 유로랜드에 가입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3월부터 공식화폐로 유로화만 인정될 경우 역내교역증가와 같은 자체성장요인으로 유럽경제는 정상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 하반기 이후 중국경제의 부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데다 중국 본토와 홍콩,대만간의 중화경제권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오는 11월에는 중국의 WTO가입문제도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WTO에 가입될 경우 경상 혹은 자본거래 측면에서 개방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여 개방에 따른 추가적인 성장요인이 중국경제의 성장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가격변수 측면에서는 엔.달러 환율은 일본경제의 침체를 감안할 때 올 하반기에는 1백30엔대로 상승하다가 내년 들어 안정(하락)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1백15~1백20엔 이하로 떨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달러.유로 환율은 올 하반기 이후에는 회복될 전망이다. 올해말에 영국 등이 가입될 경우 유로존이 확대된다. 게다가 내년 1월부터 일상생활에서 유로화가 통용되고 3월부터 공식화폐로 유로화만 인정될 경우 유로화에 대한 보유심리가 강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후 위안화 가치는 어떻게 될 것인가가 앞으로 세계증시의 최대관심사다. 일부에서는 절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으나 중국이 고정환율제를 포기할 경우 위안화 가치는 기본적으로 외환(달러)사정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현재 1천6백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에다 매년 2백억달러 이상의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위안화가 절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국제금리는 단기금리 기준으로 인플레를 감안한 실질금리가 제로인 상태가 올해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내년 들어 세계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경우 의외로 빨리 국제금리가 상승국면으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 인플레 요인이 가시지 않고 있는 데다 올 상반기에 단행한 금리인하가 하반기 들어서는 인플레 압력으로 연결될 소지가 높기 때문이다. 결국 올 하반기에 세계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한다 하더라도 경제주체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환율,금리와 같은 채산성 변수가 크게 개선되기 힘든 상황인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국내투자자들은 올 하반기 이후에도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현금흐름(cash flow)이 좋은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삼아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