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나스닥시장이 29일(이하 현지시간) 전산시스템 고장으로 장중 거래가 중단되고 이때문에 거래마감 시간을 연장하는 망신을 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달리 회원 증권사간에 연결된 컴퓨터망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나스닥 시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주가시세가 제대로 뜨지않는 컴퓨터 고장이 발생하면서 1천주 이하의 소량거래를 처리하는 SOES와 대량거래를 맡은 SelectNet 시스템의 가동이 중단됐으며 마감 10분을 남겨둔 시점까지 거래가 재개되지 못했다. 이날은 2.4분기의 마지막 장으로 평소보다 훨씬 많은 거래가 몰려 평소처럼 오후 4시에 장을 마감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나스닥측은 마감시간을 오후 4시에서 5시로 1시간 연장하는 이례적인 결절을 내렸다. 나스닥측은 컴퓨터 시스템을 복구해 3시50분께부터 거래를 재개했으나 4시12분께 다시 고장나 13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가 되풀이 됐다. 나스닥측은 전산시스템 고장의 원인을 분석 중이나 확실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20억주의 거래를 소화하고 있는 나스닥 시장의 전산 시스템은 전날 오후에도 고장을 일으켜 20분 가까이 거래가 중단되는 등 최근 몇개월간 전산시스템 고장으로 인한 거래중단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2월에는 거래입력이 잘못돼 나스닥 지수가 14%나 상승한 것으로 나오는 전산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술주 붐을 타고 미국 제2의 증시로 부상하며 세계시장 진출을 모색해온 나스닥측은 이때문에 거래시스템 개선에 상당한 투자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달 7일 소량거래 시스템 SOES의 문제점을 개선해 거래과정을 자동화한 '슈퍼SOES'를 가동할 예정이다. 슈퍼SOES는 시험운영에서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나스닥과 경쟁관계에 있는 NYSE에서도 지난 8일 새로 도입한 거래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90분 가까이 거래가 중단된 바 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