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의 탈진으로 종합주가지수 580선이 위협받는 약세장에서 은행주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은행주는 하이닉스반도체가 해외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한 지난 15일 이후 조금씩 오르기 시작, 이번주 들어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27일 거래소시장에서 은행업종지수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한미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우량은행주가 선전한데 힘입어 2.80% 상승했다. 이같은 약진은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형 블루칩의 연일 계속되는 추락으로 분위기가 한껏 위축된 상황속에서 돋보이고 있다. 하나, 신한은행이 5% 이상 급등, 상승세를 주도했고 그 뒤를 전북은행(3.16%)과 외환은행(2.87%) 등이 받쳤다. 국민.주택.조흥.부산.대구은행도 1%대의 오름폭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외국인 매수를 등에 업고 지난 22일 이후 4일 연속 상승, 8천300원이었던 주가가 9천500원으로 뛰었다. 한미은행도 최근 3일 연속 올랐다. 이같은 현상은 그동안 금융주의 발목을 잡았던 하이닉반도체와 현대건설 유동성 문제가 해결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은행들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지난 97년말의 외환위기이후 부실기업에 짓눌려 이익을 제대로 내지못했고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대손충당금 부담이 부각돼 합병 모멘텀이 있는 국민.주택은행외엔 시장의 주목을 받지못했으나 현대문제가 해결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투자메리트가 높아졌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백종일 금융팀장은 그동안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었던 하이닉스반도체와 현대건설 유동성문제가 해결되면서 은행주가 약세장의 투자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 팀장은 신한.하나은행은 외자유치 기대감이 높은데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외국인의 매수를 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증권 이준재 연구위원은 부실징후기업들의 유동성문제가 하나씩 해소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어 주가의 추가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대우차매각만 원만하게 이뤄진다면 대기업의 부실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되기 때문에 은행주가 '부실'의 망령을 떨쳐내고 비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