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횡보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6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9.31포인트 떨어진 588.71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달 16일의 572.40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런 지지부진한 장세는 ▲미국경기의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엔.달러,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현대투신과 AIG의 외자유치 협상, 대우차 매각건의 해결속도 역시 늦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오는 8월까지 570∼580선을 지지선으로 하는 침체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500선까지 추락할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 "증시 상승 모멘텀이 없다" 미국 경기는 3.4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으나 이제는 그 힘을 잃고 있다. 지난 1.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1.3%에 머무른데 이어 2.4분기에는 0∼1.0%에 그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장 전망이기 때문이다. 성장률이 -1.0∼0%으로 추락한다는 예측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게다가 다음달부터 발표되는 미국기업들의 2.4분기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제 반도체가격이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미국 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보는 요인중 하나다. 김석중 교보증권 이사는 "나스닥지수는 2000선을 중심으로 지루한 박스권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올해 3.4분기까지는 미국시장의 횡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증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엔.달러 환율과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상승세를 꺾기 어려울 전망이다. 엔.달러 환율상승은 국내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원.달러 환율상승은 6개월 늦게 국내 수출업체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단기적으로는 외국인투자자들에게 환차손을 입힐 수있기 때문에 증시의악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상당기간 지수횡보 불가피" 종합주가지수는 3.4분기 중반까지 570∼580선을 지지선으로 삼는 횡보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김경신 리젠트증권 이사는 "20일, 5일 이동평균선, 주가가 역배열 상태에 놓여 있어 전형적인 약세장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지수는 120일과 6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있는 575선을 지지선으로 삼아 600선까지 오르락내리락하는 박스권 장세가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의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지수는 지지선인 570∼580선 아래로 내려오면 500선까지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런 지지부진한 장세는 오는 8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반도체가격은 지수관련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구조조정을 대표하는 하이닉스반도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언제 바닥을 치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지지부진한 장세에서는 지수관련 대형주보다는 실적이 좋아졌거나 환율상승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개별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실적호전주 가운데는 그동안 오를만큼 오른 종목도 많은 만큼 저평가 상태인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