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반도체가 12억5천만달러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를 성공적으로 발행했지만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장기전망은 어둡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5일 보도했다. 이러한 성공적인 GDR발행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장기전망에의문을 표시하고 있다고 AWSJ은 강조했다. 우선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경제 불황으로하이닉스의 주력상품인 D램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로 올해반도체 매출이 전년대비 55% 감소한 140억달러에 그치는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고전망했다. 또 오는 2003년이 되어서야 D램가격이 회복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경쟁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설비투자규모다. 실제로 하이닉스는 올해 생산설비 개선을 위해 1조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인 반면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의 경우 5조3천5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드레스드너 클라인워트 바세스타인 증권사의 브라이언 헌세이커는 "GDR발행으로 하이닉스가 유치한 자금은 하이닉스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기 보다는 겨우 생존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하는 수준이다"고 평가절하했다. 또 수조원이 필요한 하이닉스의 구조조정 계획이 국가의 지원하에 이뤄지고 있다는 미 무역대표부 등의 비난이 하이닉스에게는 부담으로 남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주에 재정주간사인 살로먼 스미스 바니를 통한 GDR 발행 성공으로하이닉스반도체는 정씨 일가와의 연결고리를 끊고 44억달러에 이르는 부채상환을 재조정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한편 하이닉스는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올해안에 사업역량을 반도체 생산부문에주력한다는 목표아래 올 상반기에만만 4천500억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는 등 올해 말까지 6천억원을 모을 계획이라고 AWSJ는 소개했다. AWSJ는 한국증시에서 상장된 가격 보다 낮은 GDR 발행가가 미 헤지펀드들의 관심을 끄는 등 낮은 발행가가 한 몫을 했다고 전했다. 하이닉스의 GDR발행에는 동종업계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도 참여해 눈길을끌었다. TI는 하이닉스가 기술 로열티 1억3000만달러를 지불하겠다고 약속함에 따라GDR을 1억달러 인수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