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들이 발행한 주식연계채권 가운데 올들어 주식으로 전환돼 등록된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으로 전환된 물량은 통상 매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해당기업에 상당한 물량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코스닥 등록기업의 CB(전환사채)나 BW(신주인수권부사채)중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주식으로 전환돼 등록된 물량은 44개사에서 8천3백만여주로 집계됐다. CBF기술투자의 경우 올해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주식전환물량이 1월 80만주,5월 20만주 등 전체발행주식의 절반에 가까운 1백만주나 됐다. 주당 전환가는 각각 5천원씩이었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등록물량은 1백20만주에서 2백20만주로 무려 45.5%나 늘어났다. 도원텔레콤도 3백86만주가 주식으로 전환돼 새로 등록되면서 발행주식은 1천3백15만여주로 41.6%나 증가했다. 신주인수권부사채가 지난 4월19일부터 6차례에 걸쳐 주당 2천15원의 전환가에 주식으로 변경돼 등록됐다. 이밖에 데코(34.2%) 바른손(31.7%) 유니텍전자(31.2%) 대원SCN(30.5%) 등 4개사도 주식증가율이 30%를 넘었다. 또 44개사중 절반이 훨씬 넘는 24개사가 2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규모로 이뤄진 주식전환은 물량부담으로 작용하며 해당 종목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D증권 기업금융 담당자는 "CB나 BW의 주식전환은 주식 매각이 전제"라며 "대규모 주식전환은 물량 부담으로 인식되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식은 시장에서 항상 현금화할 수 있어 급전이 필요한 CB나 BW 보유자들은 전환가가 주가를 웃돌아 차익이 없는 데도 매각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추세에 비춰볼 때 CB나 BW를 보유한 기업중 아직 미전환 규모가 큰 곳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주식연계채권은 주가가 전환가를 웃돌때면 언제든지 주식으로 바뀔 수 있다"며 "특정 기업 주식을 매수할 때엔 미전환 CB나 BW 규모도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올들어 발행된 CB나 BW중에는 전환가를 주가수준에 따라 조정하고 발행후 몇개월후 주식 전환이 가능토록 한 것들이 많은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