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이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면서 나흘째 하락했다. 미국 증시가 기업실적 악화로 길을 찾지 못하고 박스권에서 맴돌고 신선한 재료공급이 없자 외국인 매도가 주도하는 수급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물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의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지수관련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순매도행진이 닷새째 이뤄지자 선물시장 외국인도 이를 따르고 있다. 외국인 매도와 개인·프로그램 매수가 전형적인 대립구도로 잡힌 가운데 세력간 수급공방이 지리하게 펼쳐지고 있다. 21일 코스피선물 9월물은 전날보다 0.30포인트, 0.41% 떨어진 73.25로 마감, 지난 18일 이래 나흘 내리 떨어졌다. 미국 나스닥 2,000선이 회복되고 외국인이 개장초와 오전중 순매수를 보여 73.85로 상승 출발했으나 외국인 현물 매도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종합지수 600, 선물 74선 돌파가 무산되자 흘러 내리며 73이 붕괴되기도 했으나 개인 매수가 낙폭을 줄였다. 시장베이시스는 개인 매수로 콘탱고를 지속, 프로그램 매수가 외국인 매물을 받아줬다.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730억원을 포함해 1,270억원이 유입됐다. 매도는 비차익 300억원 위주로 430억원이 출회됐다. 이날 거래량은 11만계약, 거래대금은 4조원을 넘어 전날보다 늘었고, 미결제약정은 4만7,395계약으로 전날보다 4,026계약이 늘었다. 외국인은 신규매도 5,000계약, 전매도 3,700계약을 내놓으며 2,870계약을 순매도했다. 투신이 530계약, 증권도 460계약을 순매도했다. 이에 맞서 개인은 3,550계약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보합권에 밀어올렸다. 시장에서는 경기모멘텀 없이 반도체 가격 하락 등에 따른 첨단기술주의 실적 악화 우려감에다 미국 뮤추얼펀드 자금 순유출, 달러/엔과 연동된 달러/원 환율 상승 등으로 단기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는 수급장세를 크게 탈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봉원길 선임연구원은 "장중 60일 이동평균선 근처에서 자연스럽게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기술적 반등 이상의 수준을 넘어설 재료가 없어 75선이 저항선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형주가 상승모멘텀을 갖기는 당분간 힘들고 중소형 개별종목들도 반등을 보이면서 종목수나 반등폭이 줄어 수익내기가 쉽지 않다"며 "방향성을 찾기까지 변동성이 차츰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