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테마가 사라졌다' 코스닥시장의 흐름을 만드는 '분위기 메이커'였던 테마가 최근 자취를 감췄다.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관련주 동반강세를 만들던 올해 초와 사뭇 다르다. 구제역 광우병 수혜주,전자화폐 관련주,엔터테인먼트주,A&D(인수후개발)주,보안솔루션 등 발빠르게 옮겨가던 순환매도 찾기 힘들다. 지난달 조정장세가 두드러지며 나타났던 하루살이나 한나절짜리 '반짝테마'도 종적이 묘연하기는 마찬가지다. 테마주의 입지 약화는 IT(정보기술)산업 경기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데다 시장의 관심이 온통 가치주로 쏠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마가 사라지며 시장 활기는 다소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다"며 "그렇지만 일시적인 시장분위기에 편승하는 '묻지마식'투자가 사라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퇴색된 테마=지난 13일 마크로젠이 염기서열분석 서비스와 관련해 정부와 접촉중이라는 소식을 바탕으로 이지바이오 벤트리 등 바이오주들이 동반 상승한 이후 테마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테마에 속한 종목들이 실적호전 등 개별재료로 오르는 적은 있어도 관련주로 매수세가 옮겨붙지는 않고 있다. '분위기 메이커'들의 부진으로 투자심리도 위축돼 거래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지난달 말 5억여주와 2조5천억원대에서 3억4천만여주와 1조6천억원대로 감소했다. 교보증권 최성호 과장은 "올해 초 이후 돌아가며 시세를 낸 탓에 가격메리트가 있는 테마가 없다"며 "당분간 시장에 부각될 만한 테마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목간 차별화=테마의 색깔은 엷어졌지만 종목간 차별화는 활발히 진행중이다. 전자화폐관련주중 씨엔씨엔터프라이즈는 시장침체에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수자원 관리업체인 창민테크를 비롯 핸즈프리 제조업체인 웨스텍코리아도 관련주들과는 다르게 상승세를 지속중이다. 이밖에 회계처리 소프트웨어업체인 더존디지털웨어,디지털위성방송 테마에 속하는 휴맥스나 월드텔레콤 등도 관련주 동반강세를 이끌지는 못했지만 오름세다. 대신증권 정윤제 수석연구원은 "선도주의 매기가 관련종목으로 확산되지 않을 뿐 테마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시장모멘텀이 나타나더라도 동반 강세보다는 펀더멘털에 근거한 차별화가 어느정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부상 가능한 테마=IT산업의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여서 테마의 화두는 단연 실적호전이 될 전망이다. 가치주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첨단기술주보다 전통주 내수관련주들의 테마형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IMT-2000 서비스에 대한 정부입장 발표가 임박해 동기식 사업의 컨소시엄도 테마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됐다. 본격 서비스를 앞둔 체육복표나 위성방송 등도 테마형성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 정책 수혜주로 꼽히는 전자화폐 관련주와 B2B솔루션주,인바이오넷의 신규등록에 따른 바이오 관련주도 예상 가능한 테마에 포함됐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