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뉴욕증시 혼조세를 불안하게 받아들이며 심리적인 지지선 아래로 물러났다. 실적경고에 비틀대는 뉴욕증시에 반도체가격 속락이 얹히면서 경계심리를 자극, 내수회복을 바탕으로 한 경기 반등 기대를 눌렀다. 전날 나스닥지수는 상승반전했지만 소폭에 그쳐 2,000을 되찾지는 못했고 다우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세계 2위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이 기대치를 웃도는 수익을 발표한데다 나스닥의 경우 7일 내리 하락한 만큼 큰 폭 반등하리라는 당초 기대감이 실망매물을 더욱 늘렸다. 황창중 LG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미 나스닥지수 반등이 미미한 수준에 그쳐 주가가 570~580으로 박스권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금 증시투입도 지수방어에 그치며 시장심리를 상승세로 돌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종합주가지수는 하락세로 출발한 뒤 한때 593선까지 밀린 끝에 595.72로 마감, 전날보다 13.19포인트, 2.17%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2.10포인트, 2.59% 빠진 78.83을 기록했다. 종합지수 600과 코스닥 80선이 무너지기는 거래일로 각각 열흘과 이레만이다. 지수선물 9월물은 73.55로 1.60포인트, 2.13% 빠졌지만 프로그램 매매는 매수가 매도규모를 소폭 넘었다. 거래소에서는 기계와 보험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하락종목이 602개로 상승 215개를 압도했다.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거래소에서 1,273억원 순매도, 나흘째 매도우위를 이어가며 시장분위기를 냉각시켰다. 개인이 이에 맞서 1,192억원 사들였지만 주로 중소형주에 치우쳐 지수방어에는 큰 힘이 되지 못했다. 기관은 19억원 순매도해 관망세였다. 지수 관련 대형주 가운데 삼성전자가 반도체값 속락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약세로 2.68% 내리며 20만원에 걸친 채 거래를 마쳤다. 다른 반도체주도 동반약세를 보였다. 하이닉스는 9.81% 내리며 GDR 발행가에 근접하고 주성엔지니어, 아토, 나리지온, 화인반도체 등이 5% 가량 빠졌다. 포항제철은 지급보증한 베네수엘라 현지법인의 차입금 1억6,000만달러를 대신 상환하게 됐다는 악재로 10만원선을 깨고 내리며 4.85% 급락했다. SK텔레콤, 한국통신공사, 한통프리텔,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대형통신주가 모두 내렸다. 현대차, 삼성SDI, 현대중공업, S-Oil 등이 오르고 국민카드, 옥션이 강보합 마감했을 뿐 거래소와 코스닥의 나머지 지수관련 대형주는 대체로 약세를 기록했다. 새롬, 다음, 핸디소프트, 한국정보통신, 한컴 등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주가 3~5% 하락했다. 코스닥시장 업종별로는 금융업만 0.55% 올랐고 벤처업, 유통서비스업, 건설업, 제조업 등은 2~3% 하락했다. 내린 종목이 474개로 오른 종목 117개를 크게 앞질렀다. 전체적으로 약세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개별 종목은 시세를 분출했다. 등록 이틀째를 맞은 인바이오넷이 또 상한가를 기록했고 동양반도체는 뚜렷한 이유 없이 나흘째 가격 제한폭을 채웠다. 삼천당제약은 간경화 치료제 개발 발표로 전날보다 6.87% 급등했다. 좋은사람들도 전날 조정을 끊고 또 다시 상한가에 진입했다. 반면 실적호전주 국순당은 하락반전, 약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손바뀜은 거래소가 4억2,300만주, 1조9,500억원으로 비교적 활발했고 코스닥시장은 3조2,100억원, 1조5,800억원 어치가 매매돼 전날보다 줄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