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지수 2000 붕괴"라는 미국발 악재가 코스닥시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인식돼온 2000선이 무너졌다는 소식에 코스닥시장도 2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내려섰다. 전문가들은 IT(정보기술)산업의 경기회복 지연,IT기업 2.4분기 실적부진 등의 악재가 겹치며 나스닥과 코스닥이 상승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27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금리 추가인하 발표까지 횡보장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반등 모멘텀이 생기기까지는 가치주와 2·4분기 실적호전 재료주 중심으로 단기매매하는 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불안한 나스닥=18일(미국 시간) 나스닥 지수는 7일 연속 하락하며 1,988.63을 기록,2개월 여만에 2,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강현철 SK증권 애널리스트는 "60일 이동평균선마저 붕괴돼 기술적 분석상 단기 하락지지선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실적도 미국시장의 단기 불안요인이다. 다음주까지 특별한 경기지표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주요 IT기업들의 2·4분기 실적이 나쁘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기관인 톰슨 파이낸셜·퍼스트콜에 따르면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고 밝힌 기업은 4백98개사로 호전 예상기업의 4배에 달했다. 실제 노텔 JDS유니페이스 등이 실적악화를 이미 경고한 상태다. ◇IT경기 회복지연=나스닥과 코스닥시장의 침체는 IT산업의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우증권 김분도 과장은 "IT경기는 빨라야 오는 4·4분기 이후에나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이는 재고정리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 IT기업 뿐만 아니라 국내 IT기업에서도 최근 뚜렷해지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 등록된 보안업체의 관계자는 "올 1·4분기보다 2·4분기 실적이 수익면에서는 더 악화됐다"며 "주요 발주처인 정부사업 지연으로 수익성악화는 국내 IT업계의 공통된 현상"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나스닥 급락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은 80선을 지지선으로 하방경직성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는 달리 국내 악재는 두드러진 게 없다는 근거다. LG투자증권 전형범 애널리스트는 "중장기적으로 산업구조조정 성공과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살아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80선 내외에서 횡보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투자 전략=모멘텀 없는 횡보장이 이어질 경우 선택 대상은 역시 가치주와 실적호전주로 좁혀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나스닥의 추가 하락으로 코스닥 시장이 단기 급락할 경우 상승장에 대비,실적호전 IT간판종목을 선취매하는 전략도 가능하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교보증권 최성호 책임연구원은 "추세 상승을 속단하기 어려운 만큼 단기 매매가 바람직하 다"며 "실적이외의 정책발표 등을 재료로 한 단기 상승종목에 대한 추격매수는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