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구조조정 모멘텀 ± 해외 증시 불안정 = 박스권" 국내 구조조정 모멘텀과 해외 증시 불안을 변수로 하는 국내 증시 방정식을 풀면 그 답은 박스권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선형인지 비선형인지 함수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방정식의 갯수를 복잡하게 나열하지 않고 아주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현상적인 대립구도는 국내와 해외 변수이고 수급은 개인과 외국인으로 대별된다. 특히 두 세력간 이해에도 불구하고 일차적으로는 국내 변수와 개인은 저가 매수쪽에, 해외 변수와 외국인은 고점 매도편에 가담한 듯이 보인다. 접근시각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구조조정 변수가 살아있는데 550 이하로 떨어지겠냐'는 다소 '안이한 듯한' 생각과 '미국 증시 불안이 상존해 있는데 650 이상으로 오르겠느냐'는 유보적인 시각이 섞여 있다. 다른 식으로 말하면 '구조조정 변수로 전고점인 630 이상을 뚫겠느냐'는 얘기와 '미국 금리인하가 그래도 버티고 있는데 580 이하로 떨어지겠느냐'도 말도 박스권을 염두에 둔, 같은 범주에 속하지만 강조점이 다른, 마찬가지 견해로 볼 수 있다. 아무튼 이래저래 △ 미국 등 세계경기 회복시기가 늦춰질 공산이 커지고 △ 이에 맞물린 국내 수출 경기에 개선조짐이 발견되지 않는 경기 모멘텀 부재상황을 제약조건으로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이 대세론을 이루고 있다. 이런 와중에 △ 미국의 2/4분기 기업실적 시즌이 도래하면서 실적 악화 전망이 우위를 점하고 △ 국내 구조조정 현안들이 하나둘 타결권에 접어드는 듯이 보이자 재료노출에 대한 식상함이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올들어 1월과 4월의 두 번 순환랠리를 맞으며 향후 경기회복을 고대하던 '투심'은 해갈없이 제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성급히 다가온 장마에 쓸려갈 지 모른다는 '앞선' 걱정에 에둘리는 모습이다. 한켠에서는 서둘러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조바심마저 안는 기색이다. 그렇지만 중장기적 시각에서 △ 금리인하는 여전히 유동성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고 △ 경기사이클상 현국면은 회복지연을 논하는 국면이지 경기급락을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기초인식은 향후 장세 판단을 위해 잊지 않은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아울러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지만 단기부동화 속에서 증시의 자금유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금리의 하향 안정기조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하반기 34조원의 회사채 만기도래액 중에서 실질 차환부담액은 8∼13조5,000억원 수준"이며 "신용보증지금 등 보증지원이 16조원에 달해 차환 애로는 별로 없을 것"이라는 발언이 시사하듯이 공적보증 형태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긴 했으나 정부의지도 확인되고 있다. 달러/원 환율도 달러/엔과 연동되는 기존 틀이 고수되고 있으나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예정상황을 감안할 경우 대체로 1,300원 안팎에서 유지돼 환율로 인한 증시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4∼6월 랠리접고 새국면, 여름장세 대비를 = 그러나 지난 1월과 4월 이래 두차례 순환랠리가 경기모멘텀 획득에 실패한 뒤 일단 상승추세가 꺾였다. 특히 지난주 14일 6월 선물옵션 만기일 이후부터 외국인이 매수쪽에서 비중축소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점을 감안, 단기 불확실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 금요일부터 거래소와 코스피선물시장에서 매도를 보인 뒤 이날도 이틀째 이런 태도를 보였다. 이날 외국인은 사상 최대 수준인 6,300계약에 육박하는 순매도를 보이며 선물 약세와 프로그램 매물 출회를 촉발시켰으며, 옵션시장에서도 콜옵션 매도와 풋옵션 매수 등 단기 상승시각보다는 하락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이런 외국인의 태도변화는 무엇보다 지난 금요일 장중이긴 하지만 기업실적 발표가 예고된 상황에서 나스닥의 2,000선 붕괴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잇따른 나스닥지수의 하락으로 기술적 반등이 나올 시점이긴 하나 다음주 26∼27일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 불안정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번주 주택부문과 선행지수, 국제수지, 경상수지, 실업수당 신규신청건 등 경제지표가 크게 장을 선도할 만한 분위기는 아니고, 더욱이 18일 오라클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기업실적 발표가 그리 긍정적일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뮤추얼펀드에 자금이 순유출되고 5월말 이래 일본 증시에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고 있어 우리시장에도 외국인이 매도전환은 아니라도 비중축소는 예상되고 있다. 국내 기관은 6월말 결산을 서서히 두면서 시장동향에 따라 프로그램 매매에 연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좋으면 비어있는 매수차익잔고를 채우느라 주식 매수에 나서고 600선 이하로 떨어질 경우 국민연금의 자금을 통해 저점 매수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목별로도 삼성活? SK텔레콤 등 지수관련 대형주에 상승모멘텀이 없어 외국인 매매와 프로그램 매매에 연동돼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테마화된 가치주 역시 다우지수가 꺾이고 외국인도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모습을 보여 가격복원과정이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순환랠리를 마무리지으며 차분하게 자기 포지션을 확인하고 새로운 박스권적 시각에서 여름철 지리한 장세에 대비한 전략을 세우라고 권한다. 미국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외국인 매매패턴을 살피는 한편 차익을 실현하고 현금비중을 높이라고 권한다. 과도한 매수참여를 자제하고 섬머 랠리에 안달하기보다는 한발 물러나 지리한 장마를 이길 수 있는 여유와 인내심을 갖기 위한 자세를 갖추라고 말한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