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에 대한 외국인 시각이 호전되고 있다. 5월중순 6%대였던 외국인 지분율이 한달만에 10%대로 4%포인트 정도 올라갔다. 이는 미국의 AIG컨소시엄으로의 매각에 대한 기대감이 배어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주가는 1만대에서 옆걸음하고 있다. 왜일까. 현대증권은 대형 증권사 중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으로 가장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관계사인 현대투신증권의 외자유치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 2일 정기주총에서 AIG 외자유치에 대비,정관에 의결권 있는 주식 7천만주를 발행할 수 있는 근거조항까지 신설했다. 그렇지만 1년을 허비한 AIG측과의 협상은 '타결 임박' 소문만 무성한 상태다. 현대가 AIG와 직접 벌이는 협상의 쟁점은 현대증권 대주주(현대상선) 지분 16.6%의 매각성사 여부다. 보유 지분 매각 단가가 1만6천원이어서 제 값을 받아야만 팔 수 있다는 게 현대측 입장인 반면 AIG는 현대투신에 대한 투자의 전제조건인 현대증권 지분인수를 되도록 싼 값에 하겠다는 생각이어서 예상외로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증권 자체로만 보면 지난 회계연도에 현대투신증권에 대한 출자금을 전액 손실 처리하는 등 2천5백8억원의 적자를 감수하면서 부실요인을 대부분 털어냈다. 때문에 AIG와의 외자유치 협상 성사 여부가 투자심리에는 영향을 주겠지만 추가적인 부실을 발생시키지는 않을 전망이다. 대신증권 정헌식 연구원은 "지난해 모그룹 위기로 인해 현대증권의 영업환경이 크게 위축됐지만 시장점유율 업계 2위를 고수하고 있고 코스닥 점유율 역시 10%를 상회하는 등 시장지위는 견고한 상태"라고 말했다. 올해 회사측 목표는 세전 순익 4천억원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의 PBR가 여전히 1배 미만이고 앞으로 1∼2년동안 1천5백억∼2천5백억원의 순이익 실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는 평가다. 대형증권사의 투자은행화를 재촉하고 있는 정부 정책도 현대증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