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모래바람을 헤치며 구조조정 가시화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 주 증시는 뉴욕증시의 압력과 수출급감 등 경기둔화, 민노총 파업,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등 줄이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620선에 다가섰다. 지수 600선이면 살만 하다는 저가인식 매수세에다 하이닉스 반도체를 비롯한 현안이 풀려나가면서 가치주를 중심으로 한 순환매가 활발했다.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월요일 급락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뉴욕증시의 변동성을 따라 580까지 내려설 가능성이 거론된 데 비추어 괜찮은 흐름을 나타냈다. 16일 종합주가지수는 618.96으로 마감, 지난 금요일보다 0.5%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나흘 연속 올라 82.49를 기록, 2.1%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8.4% 급락했고 다우는 3.2% 떨어졌다. ◆ 재료 소강, 심리전 재개 = 이번 주 증시는 재료가 뜸해지면서 구조조정과 경기회복 등 향후 전망을 둘러싸고 오르내릴 전망이다. 뉴욕증시에서는 실적전망이 여전히 아래를 가리키는 가운데 금리인하 폭에 이목이 집중되겠다. 다음 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폭은 0.25%포인트가 다수 의견이지만 0.50%포인트가 점차 세력을 키우고 있다. 로이터 통신의 서베이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0.25%포인트가 19대 6으로 우세한 상태다. 그러나 지난 주 물가, 산업활동, 소비동향 등 FRB가 금리인하 폭을 결정하는 데 고려하는 대부분 변수가 0.50%포인트로 기울었다. 물가가 안정됐고 산업생산이 여덟 달째 감소했으며 소매판매도 뚝 떨어진 것. 미국 금리인하 기대가 50 베이시스 포인트로 굳어지더라도 급등은 힘들다. 앞서 다섯 차례 금리를 낮출 때마다 나왔던 하반기 경기반등 예상이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경기반등 시점이 내년 초로 늦춰지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실적전망 하향과 맞물려 금리 재료를 무력화할 확률이 높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증시는 반도체와 통신주 등 기술주보다는 내수 기반이 탄탄한 가치주를 싸고돌 전망이다. 보험, 음식료 등 최근 순환매에서 오른 종목은 차익실현을 염두에 두자. ◆ 구조조정, 계속되야 한다 = 하이닉스의 유동성 위기는 해갈됐지만 대우차와 현대투신의 해외매각은 미결로 남아있다. 현대투신은 AIG의 실사가 끝난 뒤 관측이 분분했지만 어느 하나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GM이 다음주 초 대우차 인수 의향서(MOU)를 낼지, 제출할 경우 인수대금과 부평공장 포함 여부 등 조건이 관심거리다. 경기와 관련해서는 월요일에는 5월 고용동향이, 화요일에는 소비자전망이 나오지만 이렇다할 방향은 제시하지 못할 전망이다. 뉴욕증시에서는 18일 월요일 장 종료 후에는 오라클이 지난달까지 실적을 발표한다. 월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좋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이튿날엔 5월 주택신축과 건축허가가 나온다. 4월 수준이거나 소폭 감소로 관측되고 있다. 수요일에는 컨퍼런스 보드의 5월 경기선행지수, 목요일에는 4월 무역수지와 지난 1/4분기 경상수지, 그리고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예정돼 있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