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보험이 "자산관리회사(AMC)"를 이용, 부실채권 매각대금을 극대화하는 처리 방식을 선보여 주목된다. 서울보증은 미국계 금융기관이 GE캐피털에 액면가 1조70억원어치의 부실채권을 3천21억원에 매각하되 대금의 절반인 1천5백11억원만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AMC에 출자, 추후 회수키로 했다. GE캐피탈의 선진 기법을 이용, 부실채권을 직접 구상하거나 최종 수요자에게 최대한 비싼 값에 재매각한 뒤 대금을 절반씩 나눈다는 조건이다.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추가적인 외부 지원없이 유동성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AMC의 운영 성과에 따라서는 공적자금 투입액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 주목되는 매각 기법 =서울보증은 GE캐피탈에 1조70억원어치의 부실채권을 일단 3천21억원에 매각한다. 그러나 대금의 절반만을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합작으로 설립할 AMC에 출자키로 했다. 신설 AMC의 지분은 서울보증과 GE캐피탈이 절반씩 나눠 갖게 된다. GE캐피탈은 이 AMC를 통해 서울보증으로부터 사들인 액면가 1조70억원어치의 채권을 직접 구상하거나 최종 수요자에게 중계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최종매각 대금이 얼마나 될지는 시장상황 등을 두고 봐야겠지만, 이제까지의 경우로 볼 때 최소한 20% 이상의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예컨대 단순 가정으로 GE캐피탈이 서울보증으로부터 채권을 3천억원에 인수한 뒤 3천6백억원(프리미엄 20%)에 재매각했다고 치면 서울보증에 돌아오는 최종 매각 대금은 3천3백억원이 된다. 최초 매각대금의 절반인 1천5백억원에 AMC를 통한 매각대금의 절반(1천8백억원)을 더한게 최종 대금이기 때문이다. GE캐피탈은 이를 통해 3백억원의 순차익을 챙기는 셈이다. 다만 재매각대금이 인수대금에 못미치는 경우엔 GE캐피탈측에 보다 많은 몫이 돌아가게끔 분배비율이 설정됐다고 서울보증관계자는 밝혔다. ◇ 세부 계획 =이번에 GE캐피탈에 매각하는 채권은 그동안 서울보증이 대지급해 줬던 법정관리 및 화의?파산기업 채권으로 한정됐다. 대우그룹 채권과 워크아웃 기업채권, 개인대출 채권, 삼성자동차 채권 등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서울보증과 GE캐피탈은 회생 가능성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채권액을 높인 뒤 워크아웃 등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기업가치를 올려 놓을 방침이다. 채권 매각은 그 뒤에 이뤄진다. 회생 가능성 있는 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두 회사는 △AMC가 보유한 채권을 다른 채권 금융회사나 펀드가 보유한 특정 기업 채권과 맞바꾸고 △GE캐피탈이 따로 사들인 특정기업 채권도 한데 모으는 한편 △GE캐피탈의 자금력으로 신규 매입도 병행할 계획이다. 단순히 채권을 싸게 산 뒤 다소간의 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