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창업투자의 '50% 감자 결의'가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회사측 입장과 한국창투 인수를 추진해온 벤처테크 안창용 사장의 'M&A(인수합병) 방어용 감자'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 사장은 "창업주주나 경영진이 구체적인 경영정상화 대안 없이 감자를 결의한 것은 부실의 책임을 소액주주에게 떠넘기는 식"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내달 25일 감자 승인을 위해 열리는 임시주총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창투는 감자 결의가 심각한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 자본잠식률이 55%에 달해 실제 자본규모가 90억원도 안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초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경영개선 명령을 받았으며 올해 말까지 실제 자본규모를 1백억원 이상으로 올려놓지 못하면 창투사 등록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한국창투의 김영배 부장은 "이같은 이유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자 후 증자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공개적인 M&A를 표방해 이미 7%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안 사장은 이에 대해 한국창투가 M&A 방어를 위한 시간벌기 작전을 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영진들이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지 않고 대주주와 소액주주들이 같은 비율로 감자를 실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내달 주총에서 감자 반대입장을 취하는 한편 그 이전에도 주식 공개매수 작업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내달 초까지 한국창투 인수 이후의 사업 청사진을 펼쳐 시장의 지지를 얻어낸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국창투는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보통주 2주를 1주로 병합하는 방식으로 자본금을 줄이는 계획을 결의했다. 감자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자본금은 2백억원에서 1백억원으로 감소하고 발행주식수는 4백만주에서 2백만주로 줄어들게 된다. 현재 한국창투는 SK 등 전경련 회원사가 전체지분의 42%를 갖고 있고 리딩투자증권이 9.98%, 안 사장 7.29%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창투는 15일 코스닥시장에서 감자 소식이 전해지면서 10.5% 급락, 3천6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