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악재는 더이상 악재가 아니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속칭 더블위칭데이)인 14일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0.30포인트 하락한 623.27로 마감됐다. 종가에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나와 장중에 623.27까지 올랐던 지수를 끌어내렸지만 그 충격은 크지 않은 셈이다. 전날 나스닥시장이 하락한 악조건에서도 더블위칭데이를 무사히 넘겼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낙관적 분위기가 적지 않다. 그러나 국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당분간 본격적인 지수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 프로그램 매도물량 예상보다 적어 종합주가지수가 약보합으로 끝날 수있었던 것은 예상과 달리 프로그램매물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는 2천738억원, 매수는 1천396억원이서 순매도 규모는 1천342억원이었다. 이중 선물과 연계된 차익거래의 경우 매도 1천356억원, 매수 350억원이었으며 비차익거래에서는 매도 1천383억원, 매수 1천51억원으로 집계됐다. 종가무렵에 차익거래에서 매수물량 없이 700억원의 매도물량이 쏟아지기는 했으나 우려와는 달리 많은 규모는 아니었다. 종가무렵 비차익거래에서 매도.매수 물량은 각각 800억원이어서 전체 물량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차익거래 프로그램 물량이 많지 않은 것은 전날기준 3천800억원의 매수차익 잔고중 2천500억원 가량이 9월물로 롤오버됐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의 봉원길 연구원은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선물지수가 현물지수보다 높은 콘탱고 상태가 유지됐다"면서 "따라서 차익거래의 원래목적인 이익실현을 할 수 없게 돼 롤오버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해결의 가닥을 잡고 있는 현대그룹.대우차 문제가 시장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유도했고 이는 외국인들이 선물에서 2천642계약을 순매수함으로써 선물지수를 끌어올리는 발판으로 작용해 더블위칭데이를 무사히 넘기게 된 셈이다. ◆주식시장 상승세 기대하기 힘들어 더블위칭데이를 큰탈없이 통과하면서 시장에서는 증시가 이제 상승세로 돌아서는 게 아니냐는 성급한 판단도 나오고 있다. 매수차익 잔고 2천800억원도 평소의 2천억∼4천억원에 비해 많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부담을 못준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전날 나스닥시장이 하락했는데도 지수가 강보합세로 끝난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라는 낙관론도 많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한국증시는 강세를 보이기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현대그룹.대우차 등의 구조조정 호재가 나스닥 하락과 더블위칭데이라는 악재를 눌렀다고 볼 수 있으나 당분간 지수상승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면서 "당분간 우량주, 실적호전주에 관심을 갖는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박용선 SK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국내 경제지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다 미국시장도 뚜렷한 방향성을 못찾고 있다"면서 "지수는 박스권내에서 움직이고 개별 주가는 기업가치를 되찾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시장 변수를 제외하면 한국시장은 상승무드"라면서 "앞으로 지수는 미국시장을 봐가면서 추가적인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