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현안들이 실마리를 찾아가면서 만기에 따른 부담감과 경기회복 지연 우려감을 앞서고 있다. 6월물 만기를 맞아 프로그램 매물이 1,000억원 가까이 출회되며 압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큰 충격 없이 무난히 넘기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수요일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의 전반적인 약세로 나스닥지수가 나흘 내리 하락하는 등 주요 지수가 대부분 내림세를 나타냈다. 미국 5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됐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베이지북이 경기둔화를 재차 확인했다. 하지만 600선에 대한 강한 신뢰가 형성돼 있어 만기일 이후 추가상승에 기댄 저가매수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 현안들이 하나둘씩 풀려갈 기미를 보이면서 상승 심리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 전날 장종료 후 하이닉스가 국내외 DR 발행규모를 12억5,000만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포문을 열었고 이날 새벽 대한항공은 파업을 전격적으로 철회하면서 민노총의 파업에 찬물을 끼얹었다. 대우차 노조는 GM 매각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해 GM의 MOU제출 부담을 덜어줬다. 퀄컴이 LG텔레콤이 이끄는 동기식 컨소시엄에 참여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히면서 통신주에도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하지만 심리가 현상을 앞서가면서 확인되지 않은 루머도 기세를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전날 SK텔레콤이 NTT도코모에 대한 지분매각 협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나타낸 데 이어 이날은 AIG 협상단과 현대투신 사장 면담설이 돌며 현대증권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하이닉스 외자유치가 순조롭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녹였다"며 "프로그램 매도가 조금씩 지속적으로 출회되고 있는 데다 현재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면 오후에 충격이 있더라도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욕증시 기술주 약세와 프로그램 부담으로 IT주나 대형주보다는 내수관련주, 금융주 등이 순환매 속에 강세를 나타내는 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현선물 동시 매수에 나서면서 기대 이상으로 버텨주고 있다"면서도 "만기 청산을 앞두고 지수관리에 들어갔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만큼 오후 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14일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8분 현재 620.75로 전날보다 6.70포인트, 1.09% 상승했고, 코스닥지수는 0.42포인트, 0.51% 오른 82.10에 거래됐다. 구조조정 진척에 따른 최대수혜주인 은행주가 닷새간의 상승에 따른 매물 출회로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은 반면 증권, 보험, 종금 등 금융주가 전반적인 장세를 선도했다. 꿈의 항암제 개발에 고무된 유한양행이 이끄는 의약주와 미국산 유연탄의 수입을 중단하고, 저가인 호주, 중국산 유연탄의 수입을 늘릴 계획을 밝힌 포항제철이 10만원을 회복하면서 철강금속업종 오름폭이 크다. 건설주도 판교신도시 개발 재료로 저가대중주 강세에 합류했다. 프로그램 매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한국전력, 현대차, 기아차 등 지수관련 대형주가 속속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개인이 개별종목을 위주로 547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프로그램 매물에 휘둘린 기관은 62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소폭 매수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수선물을 3,000계약 가까이 순매수하며 안정감을 줬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