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던 지수선물이 장후반 외국인의 신규매수 확대로 가파른 오르막 그리며 76선에 근접, 5일선을 상향돌파했다. 종합지수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막판 상승세에 힘입어 610선에 안착하며 20일선을 회복했다. 13일 증시는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나타내는 등 뚜렷한 모멘텀이 제공되지 않자 보합권에서 흘러가며 이후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 관심은 만기일을 맞은 변동성 확대라는 내부요인보다는 미국 경제지표, 구조조정 현안 타결 등 외부요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흘간 2,000억원 정도의 매수차익 잔고가 분산되며 큰 무리없이 소화된 데다 롤오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만기일 충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거란 낙관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프로그램 매수차익 거래잔고가 4,000억원 가량 남아 있어 베이시스 변동에 따라 부담이 되지 않을 순 없겠으나 절대적인 수치가 그리 크지 않고 저가 매수심리가 살아있는 현재 분위기를 감안하면 당일에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만기효과는 당일이나 그 다음날에 그치고 본격적인 모멘텀 찾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경기회복 대신에 구조조정 가속화에서 에너지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하이닉스의 해외DR 발행조건과 가격결정, GM의 대우차 인수를 위한 MOU 제출 등 주후반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AIG의 현대투신 외자유치가 이달 말 가시화될 것이란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같이 기대감이 충족될 만한 재료들이 산재해 있어 만기 후 대세상승으로 방향을 잡을 거란 성급한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이미 노출된 오래된 재료가 대부분이고 쉽사리 해결 기미를 찾을 수 있는 문제도 아니어서 단기에 시장을 들었다놓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주중반 미국에서 발표되는 소매판매, 재고,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 소비자신뢰지수 등 주요경제지표는 호전기미에서 멀어져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유가가 30달러를 육박하고 있고 반도체가격이 바닥을 확인할 줄 모르는 등 경기회복에 걸림돌도 여전하다. 전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보건의료노조 산하 대형병원이 파업에 들어가는 등 파업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이날 주가지수선물 6월물은 75.80에 거래를 마감, 전날보다 0.50포인트, 0.66% 올랐고, 코스피 200지수는 0.82포인트 높은 75.90을 가리켰다. 롤오버와 관련, 관심이 모아진 9월물은 0.65포인트, 0.86% 올라 스프레드를 확대했다. 만기를 앞둔 6월물은 관망세가 장을 지배하면서 9만3,833계약, 3조5,375억원 어치가 거래돼 전날보다 극히 부진한 양상을 나타냈다. 미결제약정은 사흘째 크게 감소, 8,274계약이 준 3만8,142계약을 기록했다. 반면 9월물은 상장 후 처음으로 약정수량이 1만계약을 넘어섰고 미결제약정도 2만계약에 육박했다. 6월물 시장베이시스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프로그램 매도를 불러들였다. 종가기준 시장베이시스는 -0.10. 프로그램 매도는 차익 633억원, 비치익 427억원 등 1,056억원 출회됐고, 매수는 차익 8억원, 비차익 197억원으로 205억원에 불과했다. 외국인이 사흘째 매도우위를 이어가며 1,746계약을 순매도 했고 개인과 은행도 각각 559계약과 179계약을 순매도했다. 반면 증권과 투신은 외국인 매도물량을 받아내며 1,466계약과 839계약을 순매수했다. 대신경제연구소 봉원길 선임연구원은 "4,000억원에 달하는 매수차익 잔고 중 만기일 청산분은 2,0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변동성은 피할 수 없겠지만 일회성 충격으로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신영증권 이원종 연구원은 "만기일보다는 시장 자체 흐름이 중요하다"며 "9월물이 콘탱고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콜 고평가, 풋 저평가를 감안하면 시장심리는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