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이틀 조정 끝에 다시 610대에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여드레만에 81선을 상향돌파했다. 단기 바닥권이라는 공감대 위에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가세하면서 금융주를 중심으로 순환 매수세가 일었다. 정부가 구조조정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채출자전환 활성화 방안을 추진할 것이란 소식은 가뭄 속 단비처럼 투자심리를 적셨다. 증시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울 것으로 예상됐던 ‘더블위칭데이 충격’이 없었던 점도 이날 상승 탄력을 더했다. 1,000억원 넘는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됐지만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오름세를 보이며 선방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선물 9월물에 대한 외국인 신규매수가 확대되고 거래가 크게 늘면서 롤오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매수차익거래잔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 주말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욱래 세종증권 연구원은 "선물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외국인의 포지션이 더블위칭데이 충격을 가늠할 중요한 잣대"라며 "외국인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포인트가 603~605선이기 때문에 변동폭이 클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시를 덮고 있는 안개가 완전히 걷힌 것은 아니다. 간밤 노키아와 텍사스 인스트루먼츠가 2분기 실적을 놓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으면서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혼조세를 보였다. 경기회복을 알리는 뚜렷한 시그널이 없는 이상 실적에 따라 지수가 요동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주 후반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 소비자물가지수, 신규실업수당신청건수, 미시건대학 소비자신뢰지수 등 경기회복을 가늠케할 주요 경제지표가 잇달아 발표될 예정이다. 한미통상 정례점검회의에서 미국측이 자동차 관세 인하를 요구,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관련주를 약세로 몰아넣기도 했다. 13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6.90포인트, 1.14% 상승한 614.05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81.68로 1.56포인트, 1.95% 상승 마감했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는 각각 3억9,184만주, 4억684만주가 거래됐다. 거래대금은 각각 1조8,786억원과 1조8,005억원이었다. 만기일을 하루 앞둔 지수선물 6월물은 전날보다 0.50포인트, 0.66% 상승한 75.80을 가리키며 거래를 마쳤다.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10으로 백워데이션. 이날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프로그램 매물은 차익 633억원, 비차익 424억원 등 모두 1,058억원을 기록했다. 전날 기준으로 매수차익거래잔고가 4,505억원에 달하는 등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지만 영향은 미미했다. 지수관련 대형주 중 눈길을 끈 종목은 SK텔레콤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 중 유일하게 장중 내내 오름세를 유지하며 사흘만에 반등에 성공, 21만원선을 회복했다. 하이닉스는 15일 DR 발행 가격 결정을 앞두고 외국인 매도 공세를 받으며 6.18% 급락했다. 외국인 매도세는 가격이 훨씬 낮은 DR을 매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전 은행주 강세에 이어 오후엔 보험주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개인 선호주로 순환매수세가 집중된데다 구조조정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관심을 모았기 때문이다. 은행주 중에서는 한미, 하나, 조흥, 전북은행등이 3~4% 올랐으며 보험주 중에서는 쌍용화재, 국제화재가 상한가에 오르는 등 전종목 상승세를 기록했다.이에 따라 보험업종지수는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개인은 631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하며 사흘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 달 31일 이후 가장 큰 순매수 규모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10억원, 89억원 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7거래일만에 100억원 이상 대규모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국민카드가 상한가에 오르는 등 하나로통신을 제외한 대부분 지수관련 대형주가 오름세를 유지했다. 염기서열분석 서비스 매출을 위해 정부 기관과 접촉중인 마크로젠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바이오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고 실적 호전주인 국순당, 좋은사람들도 상한가를 유지했다. 다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 관련주는 대부분 1% 안팎 상승에 그쳤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