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출자전환이 막판 차질을 빚고 있다. 채권단은 11일 오후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 채권자들과 협약 미가입금융기관을 상대로 출자전환과 유상증자 참여, 협약가입 동의를 요구했지만 합의점을 찾지못해 현대건설 정상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채권단은 이들이 출자전환과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다른 금융기관이 이를 대신 분담하게 돼 반드시 설득시킨다는 방침이나 BW 채권자들이 완강하게 버티고 있어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2금융권 출자전환.유상증자 불참으로 해결 난망 채권단은 교보생명 등 7개 BW 채권자들과 12개 협약미가입 금융기관의 출자전환과 유상증자 규모는 모두 2천700억원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그러나 이들 가운데 하나로 종금, 대신증권, LG 투자증권 등 3개 금융기관이 출자전환과 유상증자에 동의해 추가로 2천200억원을 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2천200억원의 출자전환, 유상증자 물량을 다른 금융기관이 떠안을 수 없고 설득할 명분도 없다며 반드시 끌어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하나로종금을 제외한 7개 BW 채권자들의 경우 해외채권이라 출자전환 대상이 아닌데다 지난 3월29일 채권단 협의회가 열리기 이전부터 BW의 조기상환을 요구했다며 출자전환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채권단으로부터 BW를 상환받는 대신 기업어음을 새로 매입해 이를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제시받았으나 내부사정상 출자전환에 참여할 수 없다는 원칙적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협약 미가입 금융기관들도 가입에 동의할 경우 계속해서 현대건설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어 협약가입에 미온적인 상황이다. ◆현대건설 정상화 계획 차질 우려 채권단은 16개 금융기관을 설득해 출자전환과 유상증자에 끌어들이는 방안밖에 없다는 입장이나 시간이 촉박하다. 현대건설과 채권단은 오는 14일 출자전환과 유상증자를 위한 이사회를 열고 오는 25일까지는 출자전환,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2금융권의 출자전환, 유상증자 참여가 완료되지 않으면 채권금융기관별 분담액을 확정하는 작업이 지연되고 전체적인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외환은행 이연수 부행장은 "이들 금융기관이 출자전환과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현대건설 정상화 계획이 지연될 뿐더러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신권도 현대건설 정상화 계획에 참여했듯이 결국 양측이 막판 대타협을 이뤄내 정상적인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크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