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한 달여간 지수선물을 대량 매수해들이던 외국인들이 급작스럽게 대량 순매도에 나서면서 선물지수가 급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들어 두 번째 맞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더블위칭데이)을 앞두고 벌어지는 외국인들의 대량매도세로 투자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날 거래소시장에서는 오전장에만 4천200계약을 넘어선 외국인들의 지수선물 순매도 공세에 6월물 선물지수가 2포인트나 급락한 것은 물론, 현물지수가 선물지수보다 높은 백워데이션 상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또 현, 선물지수간의 역전으로 지수관련주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급증, 종합주가지수 역시 큰 폭의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기관들의 대량 순매수에 힘입어 선물지수는 75선을 중심으로 공방을 벌이며 강한 하방경직성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급박한 움직임에도 불구, 현재까지 외국인들의 지수선물 대량 순매도는 급격하게 증가한 규모에 비하면 특이한 동향은 관측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증시의 파생상품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다. 무엇보다도 지난 주말 미 증시가 다시 약세전환한데다 우리 증시도 한 달여간의 급등으로 외국인들이 다시 지수의 지속상승에 대한 회의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선물매수로 한 때 사상최고수준인 1만7천 계약 이상으로 치솟았던 미결제약정에 대해 외국인들이 더블위칭데이를 앞두고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투자증권의 조철수 연구원은 "지난 99년 이후 더블위칭데이 때 외국인들의 선물 미결제약정규모는 1만계약 내외수준이었던 데 비하면 지나친 규모였다"며 "외국인들이 이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간 리스크관리에 주력하는 외국인들의 선물매매행태를 볼 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견해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외국인과는 상반되게 선물매도규모를 소규모로 하고 대신 콜옵션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개인의 매매행태를 볼 때 근본적으로 장세전망과 바닥권에 대한 인식의차이라는 것이다. 현대증권의 김준호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선물매도는 기본적으로 증시의 수요기반이 약화된 시점에서 더블위칭데이에 부담을 느낀 것"이라며 "외국인들이 선물을 대량매도한 대신 풋옵션을 대거 사들이는 행태를 볼 때 리스크관리 차원의 접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580∼600선을 지지선으로 설정한 상태에서 추가적인 자금을 증거금으로 묶기보다는 현 시점에서 미결제약정을 청산한 뒤 현.선물의 매수시점을 늦추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LG투자증권의 조 연구원은 향후 외국인들의 매매전망에 대해 "외국인들도 리스크관리가 주목적인 만큼 지수 75선이 무너지고 이로 인해 현물시장까지 무너지는 것은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선물지수 75선이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바닥권'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