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대표적인 소외주로 통했지만 최근 소리 소문없이 오르고 있다. 지수가 연중 바닥을 찍었던 4월10일과 지난 5일을 비교하면 상승률은 23.8%다. 종합주가지수(21.6%)나 업종지수(21.9%)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대상이 깊은 잠에서 깨어난 배경은 그동안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과도한 차입금 문제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서 찾을 수 있다. 대상은 1997년과 98년 두차례의 합병과정에서 부실계열사들의 빚을 떠안아 부채가 1조원대로 늘어났다. 대상은 부채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자구노력과 재무구조 개선에서 찾았다. 우선 최대 '골칫거리'였던 삼풍백화점 부지문제가 해결됐다. 대상에 흡수합병된 미원건설이 IMF사태 직전 서울시로부터 사들인 삼풍백화점 부지는 부동산 경기가 곤두박질치는 바람에 개발도, 매각도 못한채 금융비용만 까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대림산업을 시공사로 선정, 2004년 입주를 목표로 37층짜리 2개동과 29층짜리 1개동으로 이뤄진 주상복합건물 '아크로비스타'를 착공했다. 지난 5월까지 분양률은 80%를 웃돌며 분양대금 등 개발이익으로 4천억원 가량의 현금이 들어오게 됐다. 회사측은 매출채권과 공사미수채권을 담보로 ABS(자산담보부채권)를 발행, 1천억원 가량의 현금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방학동 공장부지에 건설된 아파트의 중도금 7백억원, 사택부지 판 돈 2백30억원, 부동산 매각대금 1백억원도 확보했다. 현재 1조2천억원대인 부채를 연말까지 9천억원대로 낮춰 부채비율을 1백80%에서 1백35%로 떨어뜨린다는 계획이다. 대상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지난해 매출 1조1백억원, 경상이익 1백4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4분기에도 20억원 가량의 흑자를 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빚을 내 투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재무안정성을 확보한뒤 내년부터 바이오벤처와 생명.식품공학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양증권 이경주 연구원은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아직 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아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