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보험사로 판정받은 대한화재 인수를 추진하는 등 손해보험 업계의 재편이 가시화되고 있다. 손보업계는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구조조정을 겪지 않았다는 점에서 남다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금융감독위원회 예금보험공사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화재는 부실 판정을 받은 대한 국제 리젠트 등 3개 손보사중 대한화재에 관심을 갖고 실무작업반을 구성, 인수를 추진중이다. 동양 관계자는 "대한화재 인수에 필요한 자금 및 인수 효과를 다각도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업계 5위인 동양은 이번 구조조정 과정을 대형사 그룹으로 진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판단, 부실규모가 적고 영업력이 있는 대한화재 인수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3개 부실사가 계약이전(P&A) 방식으로 신동아화재로 넘어갈 경우 동양의 입지가 크게 약화될 것이란 점도 작용했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는 동양이 대한화재를 인수할 경우 국내 손보시장은 삼성 동부 현대 LG 동양 등 5개사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화재를 인수했을 경우를 감안하면 동양의 총 자산과 연간 수입보험료는 현대 동부 LG화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물론 동양의 대한화재 인수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가장 큰 변수는 순자산 부족 규모다. 예금보험공사가 오는 18일까지 진행 예정인 대한화재의 실사에서 순자산 부족분이 늘어나면 인수금액 등 동양의 부담도 커진다. 대한화재는 올 3월말 현재 순자산 부족분이 1백58억원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청산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할 경우 순자산 부족분은 5백억원이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금감위는 현재 대한화재에 관심을 표명한 곳이 동양화재 등 3∼4개사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때문에 대한의 부실 정도가 심각하지 않으면 인수 경쟁이 예상보다 치열해질 수 있다. 동양은 오는 18일까지 인수의향서를 금감위에 제출하고 실사 결과가 나온 후 입찰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