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가 왔다. 3년짜리 국고채 금리가 연6%선으로 떨어지고 기업대출금리도 사상 처음으로 연7%대로 하락했다. 물가상승률(5월말 현재 4.7%)을 감안하면 실세금리는 1~2%대에 불과하다. 대우증권은 국고채 금리가 오는 2004년 연6%,2010년 연4.5% 등 장기적으로 하락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리를 겨냥해 자산을 굴릴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징후는 이미 표면화되고 있다. 시중자금이 6개월짜리 은행 정기예금과 투신사의 MMF같은 단기상품에 몰리고 아파트 전세가 부분적이지만 월세로 전환되고 있다. 저금리라는 환경 변화에 맞춰 자산관리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90년대초부터 자산운용의 변화가 시작됐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8% 밑으로 떨어진 지난 91년 이후 개인의 금융자산은 주식쪽으로 급격히 이동했다. 은퇴를 앞둔 50세 전후 연령층(45~54세)의 경우 간접주식투자인 뮤추얼펀드 가입률이 59%나 된다. 한국은 아직 개인의 금융자산에서 예금비중이 59.2%로 압도적으로 높다. 미국은 주식비중이 34.9%로 가장 많다. 그렇지만 한국도 장기적으로 미국의 패턴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가 안정적인 저성장 구조로 전환되고 저금리로 인한 예금상품의 투자메리트 감소,부동산가격의 장기 정체,고갈 위기에 놓인 연금의 한계 등 경제환경이 비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수단의 대안은 주식에 대한 장기투자쪽에서 찾아야 한다(대우증권 홍성국 부장)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주가가 워낙 낮은데다 IMF 관리 이후 잇따른 구조조정에 힘입어 기업의 내재가치도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기업들 스스로도 공시강화,적극적인 IR활동,고배당 실시 등 소액주주를 중시하는 쪽으로 경영체질을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투자패턴도 단순 시세차익이 아니라 고배당추세를 감안한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등의 선진국형으로 달라져야할 것이란 지적이다. 주가 곧 기업가치가 오르면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이 원활해져 경제가 잘 돌아가게 된다. 이는 한국경제의 전체가치를 높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한국경제신문은 증시 선진화 캠페인의 일환으로 대우증권과 공동으로 이번 씨리즈를 시작하면서 높은 내재가치와 성장성을 갖춘 우량기업으로서 고배당 등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을 펴는 기업들을 "주주중시 가치주"로 선정,이들을 발굴하는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는 장기 주식투자 활성화와 함께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촉진시키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