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비들은 낚시를 '기다리는 예술'이라고 했다. '시간을 낚는다'고도 했다. 오죽했으면 낚시와 참선을 같은 반열에 올려 놓았을까(釣禪一如). 그렇지만 기본적인 조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기를 낚는 것은 허망한 일이다. 물때를 제대로 만나지 못하면 도로아미타불이 되기 십상이다. 연안 바다낚시의 경우 밀물이 들 때만 고기가 바늘을 문다고 한다. 상승세를 구가하던 주식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경제지표가 각각 다른 사인을 보내고 있는데다 수출이 살길인 나라에서 수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게 주요 배경이다. 주식투자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추세를 잘 살펴봐야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 막연한 기대감을 키우기보다는 실물부문에서 새 살이 돋아나는지를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경기는 서두른다고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기다림의 지혜도 필요하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