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산과 증권예탁원이 '낙하산 인사'문제로 홍역을 치른지 두 달이 채 못돼 이번에는 증권금융에 '낙하산 사장'분쟁이 일어날 조짐이다. 3일 증권업계와 증권금융에 따르면 증권금융은 오는 12일 주주총회를 열어 임기가 만료된 김거인 현 사장의 후임자를 선임할 예정이다. 아직 이사회에서 공식 추천받은 인사는 없으나 현재 후임 사장후보로는 옛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현재 총리실에 근무중인 1급 M모씨와 국세심판소장을 거쳐 현재 재정경제부 산하기관장으로 있는 L모씨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인사에서 국세청출신 김 사장이 물러나고 후임자가 결정되면 재경부 출신들은 '한 때 정치권이나 타부처 인사들에게 빌려줬던' 자리를 되찾아 증권거래소를 제외한 금융감독원,코스닥증권시장,증권예탁원,증권전산,증권금융 등 유관기관장 자리를 독차지하게 된다. 특히 노조측은 '관례화'된 퇴임관료출신 낙하산 사장 못지 않게 감사직이 공동여당출신 정치권 인사에게 '배려'될 것으로 알려진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전산,증권예탁원과 마찬가지로 증권금융 역시 현재 지분은 은행들이 32.5%, 증권거래소와 증권사들이 37.6%, 보험.종금사들이 5%, 우리사주 2.5%를 보유하고 있어 공식적인 정부지분은 전혀 없는 상태다. 다만 완전감자후 공적자금이 투입돼 국유화된 은행들의 지분을 정부지분으로 계산해도 주주들의 결의사항인 임원인사에 정부가 노골적으로 개입할 법적 근거는 전혀 없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지적이다. 증권금융노조 관계자는 "증권금융이 60년대 창립된 이후 단 한번도 내부출신 전문가가 경영책임을 맡아본 적이 없다"며 "사무금융노련, 공공기관 투쟁위 등과 연대해 지속적인 반대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