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에 사는 주부 김모(48)씨.

1억원 정도의 금융자산을 굴리고 있는 김씨에게 요즘 고민이 생겼다.

은행 수신금리가 뚝 떨어지면서 재테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게 된 것.

은행 정기예금이나 국고채 투자는 매력이 떨어졌다.

그렇다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면서 주식투자에 나서기도 망설여진다.

투자금액의 대부분을 날린 사람들을 주위에서 많이 봤고 증권사 직원의 도움을 받으면서 매매할 경우 수수료가 은근히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증권사를 찾은 김씨는 이같은 고민을 해결해줄 신상품인 랩어카운트 계좌를 개설하기로 했다.

그랬더니 금융자산관리사(FP)가 1억원 가운데 주식과 채권,주식형과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비율을 각각 30,30,20,20%로 나누라고 추천했다.

수수료는 주식자산 3천만원에 대해서는 연간 3%(90만원),채권자산 3천만원에 대해서는 연간 0.1%(3만원)였다.

각각 2천만원씩 들어있는 주식형 수익증권과 공사채형 수익증권에도 각각 1.5%(30만원)와 0.7%(14만원)의 연간수수료가 붙는다.

김씨가 일정한도내에서 매매를 한다면 연간 수수료는 1백37만원.

투자원금 1억원의 1.37%에 불과하다 그것도 연간단위이다.

직접 주식투자할 때 수수료와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여기에다 자산관리사로부터 종목추천까지 받는다.

매수 매도 타이밍까지 알아서 자문해주니 김씨로선 돈 관리를 해주는 비서 한명을 고용한 셈이다.

본격적인 저금리시대에 접어들면서 "랩어카운트(Wrap Account)"상품이 주요 간접투자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보수적인 투자가들도 은행예금만이 능사가 아님을 인식하게 됐다.

투자자들은 따라서 여러 금융기관을 돌아다니지 않고도 다양한 투자자산을 활용한 재테크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다.

지난 2월 의욕적으로 출발했던 랩어카운트는 증시가 침체 양상을 보이면서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종합주가지수 600선에 안착한 뒤 추가로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이 랩어카운트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하고 있다.

<>랩어카운트는=증권사가 고객의 성향에 따라 자산을 배분해 주고 투자종목까지 추천해 주는 "맞춤형 투자상품"이다.

증권사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한데 모아놓은 토털 금융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전문적인 투자기법이 없는 투자자들도 어떤 종목을 살 지 몰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증권사 지점에 있는 금융자산관리사(FP)가 고객의 돈을 알아서 척척 관리해 주기 때문이다.

자산관리사는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공격적인 또는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짜주고 종목까지 추천해 준다.

따라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랩어카운트 현황=현재 삼성 현대 LG 대우 대신 등 대형증권사를 비롯 11개 증권사에서 랩어카운트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증권을 선두로 현대증권 LG투자증권 등 3개 증권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예탁자산은 3개월만에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최근 한국투신증권이 랩상품 판매를 시작한 데다 동양증권도 랩어카운 상품을 출시할 예정으로 있어 증권사간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랩어카운트 가입금액은 대부분 개인은 5천만원이상,법인은 1억원 이상으로 제한된다.

증권사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고객이 맡긴 돈 가운데 배분된 자산별로 일정비율을 연간 랩수수료로 떼낸다.

대부분 증권사가 주식에 대해서는 연 1.5~3%,채권은 연 0.01~1%,수익증권은 0.1~1.5%를 받고 있다.

<>투자전략=랩어카운트는 투자성향 분석 및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한 자산의 종합적 관리를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전 자산을 주식에 투자하는 등 위험한 투자행위는 지양돼야 한다.

투자기간의 경우 랩어카운트는 중장기 투자를 지향한다.

잦은 주식매매를 원하는 고객은 가입여부를 다시한번 생각해야 한다는 얘기다.

증권사에 따라 많은 금액을 가입할 수록 낮은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주식이나 채권을 거래하지 않아도 위탁자산의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주식이나 채권매매의 경우 매매회전율에 제한이 있다는 점도 따져봐야 한다.

데이트레이더들이 랩계좌로 빈번한 매매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증권사들은 8백~2천%(4회전~10회전)의 매매거래한도를 정해 놓았다.

이 한도를 넘으면 일반 위탁수수료(0.4~0.5%)를 별도로 내야 한다.

이밖에 수익증권에 대한 투자에 대해 랩수수료와는 별도의 수수료를 받는 지,수수료를 받는다면 나중에 다시 판매수수료를 환급받을 수 있는 지도 체크해야 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