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랠리(Summer Rally)가 올 것인가"

증시에 설레임이 가득하다.

지난 4월만해도 500 아래서 헤매던 종합주가지수가 거뜬히 600선에 안착했다.

여기저기서 주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장미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시는 주식을 쳐다보지도 않겠다"거나 "다시 한번 주식투자를 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던 사람들도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증시를 기웃거리고 있다.

"대세상승이 시작됐다"고 자신있게 외치는 전문가들마저 나온 마당이니 그럴만도 하다.

그렇다면 과연 여름철에 주가가 오르는 서머랠리가 재현될 것인가.

이에대한 답은 아직은 "중립적"이다.

주가가 상승세를 타긴 하겠지만 "랠리"라고 부를 정도의 회오리가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자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주가의 바닥은 600선으로 높아진 만큼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한여름에 불같이 주가가 오르지는 않을지라도 주가는 상승세를 탈 것이란 얘기다.

따라서 "한겨울에 밀짚모자를 사는 심정"으로 주식비중을 서서히 늘려갈 시기로 판단된다.

<> 악재가 희석된다 =국내외 악재가 서서히 걷히는 분위기다.

그동안 증시는 국내외 악재에 숨막힐 지경이었다.

해외에서는 미국경기악화가, 국내에서는 경기침체 및 구조조정 지연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지난 4월 연중저점을 분기점으로 국내외 악재는 점점 희석되는 분위기다.

우선 미국경기가 그렇다.

미국은 올들어 다섯차례나 금리를 인하했다.

이 덕분에 미국경기는 미미하지만 회복의 사인을 보내고 있다.

경기선행지수 소비자기대지수 기업경기실사지수 등이 서서히 상승싸이클을 그리고 있다.

금리인하 효과가 보통 8~10개월후에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경기는 하반기에 저점을 칠 공산이 크다.

이런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

2,000선이 붕괴됐던 미국 나스닥지수는 안정을 되찾았다.

비록 한단계 점프엔 제동이 걸리고 있지만 하방경직성이 강화된 것만은 분명하다.

국내적으로도 악재는 많이 엷어지고 있다.

경기회복 조짐은 둘째로 치자.

대우자동차 하이닉스반도체 현대건설 현대투신증권 쌍용자동차 등 이른바 "5대 부실기업" 처리도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정부에서는 어떡하든 6월안에 이들 기업의 진로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감안하면 여름철 주가는 한단계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서머랠리가 펼쳐지지는 않더라도 700선을 넘어설 공산이 크다.

<> 문제는 경기다 =주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타느냐, 아니면 추세적 랠리를 펼치느냐 여부는 경기회복 속도에 달려 있다.

당초 기대감대로 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탈 경우 서머랠리는 실현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경기바닥이 예상외로 길어질 경우 주가는 여름철 더위를 이기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경우 지난 1.4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보다 낮은 1.3%에 그쳤다.

이마저도 주로 내수에 의한 성장이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V자형 회복"을 점치는 것은 성급하다고 주장한다.

경기에 후행하는 내수마저 뒷걸음질칠 경우 경기침체는 의외로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4월 산업생산은 전달에 비해 감소했다.

올들어 처음이다.

특히 국내경기를 좌우하는 수출은 연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IT(정보기술)산업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수출이 단기간내 살아날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이런 점을 감안, 주가가 여름보다는 오히려 가을에 본격적인 랠리를 펼칠 것이란 주장도 상당하다.

<> 주식비중을 늘려야 한다 =서머랠리가 오든, 랠리가 늦어지든지 관계없이 주가는 서서히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만큼 주식투자비중을 점차 늘리는 것이 현명하다는 지적이 많다.

다만 급격한 주식비중 확대는 곤란하다.

노근환 동양증권 리서치팀장은 "여유자금의 50% 가량을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지금쯤 40%로 투자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권했다.

주식직접투자가 꺼려지는 사람들은 간접투자도 고려할만하다.

물론 대부분 펀드는 작년에 막대한 원금을 손해봤다.

그러나 주가가 갈수록 점차 상승세를 탈 전망이 우세한 만큼 지금 간접투자를 시작할 경우 은행정기예금이자 이상을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자신의 투자성향과 여유자금의 투자기간을 고려한뒤 주식 직.간접투자를 고려해 볼만한 시점이다.

서머랠리가 전개됐는지는 시간이 지난뒤에야 알 수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