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의 파워가 갈수록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도 이른바 ''윔블던 효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992년 증시 개방과 외환위기를 계기로 몰려들어온 외자가 한국 증권산업에 미친 영향은 지금까지는 일단 긍정적인 면이 크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동원증권 강성모 시황팀장은 "국내 증시는 지난 10여년간 주가지수 500과 1,000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해 왔다"며 "이는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관행이 장기투자 가치투자와는 거리가 멀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강 팀장은 "하지만 외국계 연기금 등 장기투자를 특징으로 하는 외자가 시장 지배력을 높여가면서 국내 기관과 개인투자자들도 서서히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장득수 부장은 "아직까지는 외국계가 금융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국내 증시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앞으로 해외 대형 투자회사들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외자계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외자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 및 공기업과 관련된 대규모 구조조정 딜(deal)이 많았지만 대부분 외국계 대형 증권사와 투자은행들이 이를 독식했다"며 "이는 거액의 수수료가 외국업체에 돌아갔다는 것 외에도 국내 증권사가 국제적인 딜을 주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상실했다는 점에서 큰 문제"라고 말했다.

---------------------------------------------------------------

[ 용어풀이 ]

<> 윔블던 효과(Wimbledon Effects) =윔블던 테니스대회에서 주최국인 영국 선수를 제치고 외국인들이 우승을 차지하는 것에 빗대 런던 금융시장 관계자들이 런던에서 외국자본의 파워가 커진 것을 두고 만들어낸 말.

영국의 금융회사가 미국 자본에 넘어가고 외국자본이 돈을 많이 벌어들인 점에 주목해 부정적인 효과가 컸다는 시각과 장기적으로 영국 금융회사의 경쟁력 향상 및 금융 노하우 축적이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많았다는 시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