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순환매 장세에서는 분산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짜라"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뚜렷한 테마주나 주도주가 없는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장세에 대응하는 투자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 지 고심하는 분위기다.

증권 전문가들은 빠른 순환매가 이어지는 횡보장에서는 수시로 종목을 갈아타기보다 분산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순환매가 워낙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섰다간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실적호전주와 블루칩, 저평가주 등 유망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짠 뒤 ''바이 앤드 홀드''(Buy&Hold) 전략으로 나가는게 좋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수 등락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보다는 추세전환이나 모멘텀 출현을 기다리면서 기회를 엿보는 투자전략이 요즘 같은 순환매 장세에서는 유리하다는 논리다.

◇ 어떤 종목을 고를까 =전문가들은 블루칩과 금융주는 반드시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킬 것을 권유하고 있다.

증시가 횡보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대세상승쪽으로 방향을 잡을 경우 이들 종목군이 선두에 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루칩중에는 삼성전자 한국전력 포항제철 현대자동차 등이 투자유망 종목으로 꼽혔다.

금융주로는 LG화재 대우증권 신한은행 대신증권 등이 포트폴리오 편입 대상 후보군으로 뽑혔다.

또 실적호전주로는 삼성SDI 동양기전 등이, 저평가주로는 삼화전자 현대엘리베이터 등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됐다.

블루칩과 금융주가 들어가도록 5개 정도의 종목을 골라 10∼20% 가량 투자토록 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금의 20% 가량은 ''실탄''(현금)으로 갖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란 제안다.

◇ 유망 포트폴리오 모델 =SK증권은 유망 포트폴리오로 네가지 모델을 제시했다.

첫번째 모델은 삼성전자(핵심블루칩), 제일제당(중가우량주), 풍산(외국인선호주), 삼화전자(실적대비 저평가주), LG화재(실적호전 금융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이기도 하다.

LG화재는 2001회계연도 첫달인 지난 4월에 창사 이후 최대인 1백9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실적호전주로 평가됐다.

풍산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분율이 지난 4월말 7.59%에서 최근에 9.7%대로 오른 종목이다.

두번째 모델은 포항제철(전통블루칩) 삼성SDI(실적호전주) 대한유화(재료보유주) 현대엘리베이터(저평가주) 대우증권(금융주).

대한유화는 회사측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인수설이 계속 흘러나오는 등 M&A(인수.합병) 종목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현대자동차 SK 인천제철 대한항공 신한은행 등과 한국전력 유한양행 한국타이어 한솔제지 동부화재 등도 유력한 포트폴리오 모델로 제시됐다.

SK는 중가우량주이며 인천제철은 저가대형주로 상승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유한양행은 잇따른 국내외 특허 취득과 유한킴벌리 등 출자회사 영업호조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삼양사는 소리 없이 꾸준한 오름세를 타고 있는 구조조정 수혜주이며 동양기전은 대표적인 실적호전주로 포트폴리오에 포함됐다.

◇ 분석 =SK증권 현정환 애널리스트는 "모든 업종간 순환매는 그동안 국내 증시가 과매도, 저평가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본래의 가치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현씨는 "포트폴리오 전략은 무엇보다 순환매 장세에서 ''타이밍(시기) 오판''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회복에 대한 이견들이 여전한데다 기대감만 높은 분위기에서는 섣불리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