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건 역시 실적이었다" 28일 거래소 시장에서는 조정 국면속에도 실적주는 빛을 발했다.

시장 매기가 거의 모든 종목군을 골고루 한바퀴 훑고 지난뒤에 투자자들이 다시 실적주를 찾았다.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4월10일(491.21) 연중 바닥을 찍은 이후 핵심블루칩에서 관리종목까지 골고루 반짝 오름세를 탔다.

지난 4월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에서 시작돼 금융주 옐로칩 업종대표주를 거친뒤 최근에는 저가 건설.화학주와 관리종목 등 소외됐던 종목들이 순번을 바꿔가며 차례로 조명을 받았다.

한 차례의 "돌림 장세"가 끝난뒤 그 바통을 실적주가 이어받았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실적주를 사들여 기회를 엿보는 ''바이 앤드 홀드(Buy&Hold)''전략이 좋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실적주가 한 단계 ''레벨 업(level up)''을 위한 몸풀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의 혼조세로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지수의 게걸음과 함께 실적주 장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다시 뜨는 실적주=28일 약세장 속에서도 대구백화점 오뚜기 대유 근화제약 삼성정밀화학 한미약품 한국화인케미칼 동양기전 케이아이씨 등 실적주들은 상승세를 탔다.

대부분 지난 1·4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나아진 기업들이다.

실적주의 ''대표''격인 태평양과 신세계도 하락장세 속에서 보합으로 마감돼 나름대로 ''선방''했다.

업종별로도 음식료 섬유·의복 화학 의약 기계 전기·가스 등이 올라 내수 관련 실적주의 강세를 뒷받침했다.

반면 순환매 장세에서 한때 급상승했던 건설주나 금융주 등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실적주가 주목받은 이유=뚜렷한 모멘텀이 없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만 있을 뿐 ''시그널(신호)''이 약하다.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자동차 처리문제도 마찬가지다.

매각 임박 등 소문만 무성할 뿐 이렇다할 실체는 잡히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내수 관련 실적주가 주목받는 현상은 당연하다는 견해가 많다.

실적주의 상당수는 내수와 관련된 중소형주다.

수출 부진 속에서도 내수 경기는 살아나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다.

초대형 블루칩이나 저가 대형주의 경우 외국인이나 기관의 ''개입''없이는 움직임에 한계가 있는 만큼 결국 중소형 우량주에 개인들의 자금이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소형주에 초점을 맞춘 개인 입장에서는 코스닥시장의 경우 중소형주의 거품이 심한데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거래소의 중소형주에 포커스를 맞출 수밖에 없다(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 이사)는 것이다.

◇전망=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고 뚜렷한 모멘텀이 생기지 않는 한 실적주를 중심축으로 한 순환매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LG투자증권의 황창중 팀장은 "최근의 랠리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내수 관련주가 불을 붙여 저가 대형주 등으로 확산된 것"이라면서 "순환매가 일단락돼도 중심축인 실적주의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경제연구소의 온 이사는 "시장의 패턴은 한 번 자리잡으면 오래가는 속성이 있다"면서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미국 증시가 크게 상승하지 않는 한 내수 관련 중소형 실적호전주 중심의 매매패턴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지수 상승기에 외국인에게 물량을 많이 넘겨 현금을 확보한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도 중소형 실적호전주가 가장 리스크가 적은 투자 종목군"이라고 분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